북한·통일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JSA 공동경비구역

등록 2018.10.31 21:44

수정 2018.10.31 21:49

북측 초소에서 남북한 병사들이 함께 노래를 듣다가 북한 병사가 묻습니다.

"광석이는 왜 그리 빨리 죽었대? 광석이를 위해 한잔하라우"

하지만 영화의 배경이 된 1990년대, JSA지역에선 남북한 병사가 만날 수도 얘기를 나눌 수도 없었습니다. 1976년 북한이 도끼만행 사건을 저지르면서 무장화 조치가 취해졌고 분위기가 살벌해 졌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을 가르는 폭 50CM, 높이 5CM 높이의 콘크리트 경계석도 이 때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JSA는 분단의 상징, 얼어붙은 땅이 됐습니다.

그랬던 JSA가 42년 만에 도끼만행사건 이전으로 돌아갑니다. 9.19 군사합의에 따른 첫 결과물인 셈이지요.

문재인
"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했습니다"

긴장 속에 무표정하게 서로를 응시했던 남북한 경비병들은 새로 지은 초소에서 나란히 근무하게 됩니다. 권총 무장 대신 '판문점 민사경찰'이란 완장을 차고 경비를 섭니다. 경비병의 상징이었던 선글라스를 벗고 서로의 얼굴을 이제는 익히게 될 겁니다. 머지않아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개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해서 봄이 온 건 아니다"는 말이 있듯이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의 반응도 올 초와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대북 제재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한미 워킹 그룹이 만들어진다는 뉴스 역시, 우리가 여전히 북한 비핵화라는 머나먼 여정의 초입에 있다는 사실을 깨우칩니다.

JSA에는 봄이 찾아 왔습니다. 하지만 그 봄기운에 취해 우리 앞에 아직도 길고 추운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벌써 잊을 때는 아닌 듯 합니다.

10월 31일 앵커의 시선은 'JSA 공동경비구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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