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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美 속지주의 폐지?…원정출산길 막히나

등록 2018.11.02 21:37

수정 2018.11.02 21:59

[앵커]
미국은 국적 취득의 기준으로 이른바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누구든 미국땅에서 태어나기만 하면 미국 시민이 되는 거지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전 이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 보시지요.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일입니까. 와서 아기를 낳으면 85년간 시민이 되는 유일한 국가가 미국입니다."

[앵커]
강동원 기자, 우선 이 말부터 짚고 넘어가죠. 정말 자국 출생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서 미국뿐입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전세계적으로 캐나다 등 서른개가 넘는 국가들도 미국과 같습니다. 이걸 속지주의라고 하는데요. 미국 같은 경우에는 수정헌법 제14조 제1절에서 규정하고 있죠.

속인주의에 따라 부모의 국적대로 아이의 국적이 결정되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제도죠.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행정명령으로 이 속지주의를 바꿀수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본인이 내릴 수 있는 행정명령만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행정명령이 내려진다면 미국 대법원이 판단하게 되는데요.

대다수의 미국내 법률 전문가들은 행정명령이 시행되는 것에 부정적입니다. "출생시민권이 헌법에 의해 규정됐다면 개헌을 통해서만 파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어쨋던 이런 얘기까지 나온 걸 보면 미국에 와서 아이를 낳는 원정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거지요?

[기자]
앵커 베이비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니까 심각하긴 심각하죠. 잠시 닻을 내려 정박하듯 태어났다는 뜻인데요.

한해 약 27만5000명이 원정출산으로 태어나는데 이건 미국에서 태어난 신생아 수의 7%에 달한다고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원정출산을 가는 사람도 아직 많습니까?

[기자]
우리나라도 꽤 많이 원정출산에 나섭니다. 한해 약 5천명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보통 괌이나 사이판, 하와이 등 미국 영토인 휴양지로 몰린다고 합니다.

[앵커]
원정출산에 대한 시선이 곱진 않은데 어쨋던 여기서 나가는 걸 막을 순 없고요, 그런데 미국에서도 이 원정 출산이 아무 문제도 없습니까?

[기자]
미국 이민 당국은 출산을 위해 방문하는 것은 불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현지 병원과 연계한 불법 산후조리원까지 미국내에 생겨나고 있는데요. 실제로 미국 국토안보부는 연방이민단속국 등과 연계해서 불법 산후조리원을 불시 단속 하고 있습니다. 종종 원정출산이 들통난 미국 입국자들에게는 평생 재입국이 금지되기도 하죠.

[앵커]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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