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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우리는 동지,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길"...신성일과 엄앵란

등록 2018.11.05 21:15

수정 2018.11.05 21:23

[앵커]
신성일씨라고 하면 늘 함께 떠오르는 사람이 있지요. 과거의 대스타이자 최근에는 방송인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부인 엄앵란씨인데요, 부부인 듯, 친구인 듯 또 때로는 동지처럼 보이는 미스터리에 가까운 두 사람의 60년 세월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리포트]
신성일
"심부름은 모두 제 차례가 되고마니 아이 기가막혀 죽겠어요"

엄앵란
"아이참, 흐흐 막내딸 이쁜이입니다."

20대 중반 처음 만난 두 배우, 4년을 동행하다가...

(1963년) "인기배우 엄앵란양과 신성일군은 팬들에게 보내는 카드와 편지에 정성껏 씰을 붙이고 있으며"

1964년, 하객 4000명에 암표까지 등장한 '세기의 결혼'을 치릅니다. 이 결혼으로 신부가 부케를 던지는 풍습이 우리나라에 퍼졌다고 할 정도. 이 결혼 과정을 두 사람은 장난스럽게 말하곤 했죠.

신성일
"내가 그때 너무너무 바쁘면서 눈만뜨면 보는 여자는 엄앵란이밖에 없었어요"

엄앵란] 자려고 하는데 창문이 막 급하게 (똑똑똑) 이래. 왜이래 이래 하고 문을 열었어. 그랬더니 그 분이야"

결혼 생활도 과연 시끌벅적했습니다. 수십년 각자 집에 살면서도 별거도 이혼도 아니었던 특이한 부부 사이. 자서전을 통해 외도를 상세히 밝히면서,

신성일
"우리 마누라도 이 여자에 대해서 모르는 바 아니에요. 우리 엄앵란이도."

엄앵란은 '국민 보살' 신성일은 '국민 나쁜남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신성일
"나는 나쁜남자 검색 1위잖아"

하지만 신성일은 아내 엄앵란을 '밥해주는 집사람'이 아닌 영화계 선배로 존중했고

신성일
"나보다 1년 연상의 여인이고 영화계는 나보다 선배고 (엄앵란은) 굉장히 필요한 안내자였고 나로서는 굉장히 특별한 사이다"

엄앵란에게도 신성일은... '내 인생은 그를 빼고 설명할 수 없다'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엄앵란
"내가 존경할만해서 55년을 살았지, 흐늘흐늘하고 능수버들같은 남자였으면 나는 안 했을 거 같아요."

아내 유방암 투병을 옆에서 지킨 게 화제가 됐을 때도, 신성일은 '귀한 배우 엄앵란'을 말했습니다.

신성일
(예전 영화를 보니) "다 고인이 되고 엄앵란이 한사람이 살고 있더라고. 귀한 존재로구나 인식이 되고"

신성일이 폐암으로 쓰러지자 엄앵란이 특실 병원비를 모두 지불하며 남긴 말도... '우리는 동지야. 끝까지 멋있게 죽어야 한다' 였지요.

엄앵란
"못사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그저 순두부같은 여자 만나서 재밌게 손잡고 구름타고 하늘타고...슬슬 전세계나 놀러다니라고"

신성일
"당신도 더 예뻐지길 바라요. 사랑합니다 엄앵란"

54년 함께였던 세기의 부부 어쩌면 '세기의 동지'였던 신성일과 엄앵란이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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