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등산객 먹이 받아먹다 야생성 잃은 반달곰, 다시 우리 갇힌다

등록 2018.11.05 21:45

수정 2018.11.05 22:05

[앵커]
지리산에 방사된 지 1년 된 새끼 반달가슴곰이 다시 우리에 갇히게 됐습니다. 등산객에게 먹이를 받아먹는 등, 야생성을 잃어버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등산할 때 새끼곰을 만나게 되더라도, 먹이를 주면 자칫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습니다.

이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등반객들이 지리산 천왕봉에서 새끼 반달가슴곰을 발견하고 쫒아갑니다.

"가버리면 안 돼. 바로 밑에 있어. 조심해 여기야."

반달가슴곰은 등반객들이 가까이 다가와 핸드폰 영상을 찍는데도 전혀 무서워하거나 도망가지 않습니다. 바위틈에서 사람들이 버린 페트병을 찾아내서는 안에 담긴 액체를 마시려고 애를 씁니다.

등산객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져 야생성을 잃었다고 판단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이 반달가슴곰을 다시 붙잡아왔습니다. 'RM62', 두 살된 수컷으로 지난해 11월 러시아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한 지 약 1년 만입니다.

문광선 / 종복원기술센터장
"먹이를 주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고 먹이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사람과의 충돌이 야기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저희도"

앞서 종복원기술원은 인가가 없는 지리산 지역에 두 차례나 'RM62'를 이주방사 했지만 등반객들의 출입이 잦은 노고단에서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새끼곰이 귀엽다고 쫓아가 사진을 찍거나 먹이를 주는 건 주변에 어미가 있을 수 있어 더 위험하다며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등반객들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져 자연적응에 실패해 회수된 반달가슴곰은 2007년 '천왕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TV조선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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