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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꼭 해야" 50% 이하 첫 추락…"동거 찬성"은 첫 과반

등록 2018.11.06 21:29

수정 2018.11.06 21:35

[앵커]
시대에 따라, 풍습과 의식이 달라지기 마련이지요. 최근 들어 크게 변하는 것 중 하나가 결혼 문화인 것 같습니다. 국민들에게 물어보니 '결혼을 반드시 해야한다'에 48.1%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절반 아래로 떨어진건 처음입니다. 반면에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 그러니까 동거가 가능하다고 답한 사람은 절반이 넘었습니다. 결혼과 동거에 대한 국민들이 생각이 역전된 것 역시 처음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시민들에게 이렇게 인식이 달라진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이 다 담겨있었습니다.

송병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직장인 이 모씨는 두 달 전 애인과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꼭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단 생각입니다.

이 모씨 (39세, 연인과 동거)
"마음만 맞는다면 어떤 형식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것입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 국민의 절반 이상이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결혼을 해야한다는 응답은 절반에 못 미친 반면, 미혼으로 동거해도 괜찮다는 응답은 56%를 넘었습니다. 이런 결과는 통계청 역대 조사에서 최초입니다.

인식 변화엔 경제적 이유가 큽니다. 우선 청년실업자 36만 명 시대에, 좋은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김수환 / 서울 평창동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그래야 결혼자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살 집도 문제입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8억여 원. 평균 연봉의 직장인이 24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하는 돈입니다.

강기현 / 서울 공릉동
"월급으로 집을 사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결혼 이후 경력관리도 걱정입니다.

안현지 / 서울 사직동
"결혼하면 육아에 신경써야 하는 부분도 많으니까 망설이게 되는 거 같아요."

과거엔 결혼을 이익으로 생각했다면, 지금은 비용으로 받아들입니다.

조은숙 / 상명대 가족복지학과 교수
"결혼이라는 게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대안이 되어버렸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에서 집과 경력까지 포기하는 오포세대로, 포기 권하는 사회 풍조가 결혼과 동거의 우선순위를 뒤집었습니다.

TV조선 송병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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