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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폭은 70㎝, 실내엔 흡연실…노후고시원 실태

등록 2018.11.10 19:10

수정 2018.11.10 19:28

[앵커]
이번 종로 고시원 화재로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전형적인 후진국형 참극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고시원이나 고시텔에 사는 사람이 15만명을 넘는다고 하는데 건물이 오래되고 화재에 취약해 불이 나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날 위험이 높습니다.

고시원들의 실태를 석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중구의 70년된 건물에 들어 있는 고시원입니다. 방들이 다닥다닥 붙었습니다. 비상구 하나는 빨래 거치대가 걸려있고 다른 하나는 아예 막혀있습니다. 복도 끝 실내엔 버젓이 흡연실까지 있습니다. 한 달에 25만원, 대부분 저소득층이 사는 곳입니다.

건물 입주사 직원
"일반인들은 직장인들은 여기 없어요. 노숙자 비슷한 사람들. 정부 보조 받는 사람들."

입구부터 재떨이가 설치된 고시원도 있습니다. 화재가 날 경우 대피로로 사용되는 복도의 폭이 70cm로 건장한 성인 남성 한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난해 스프링클러를 들여놨지만, 불안은 가시지 않습니다.

거주자
"고시원이 위험하죠. 이거는 한 번 불나면 다 죽어. 이거 있으면 뭐해요. 이게 지금 나무인가, 스티로폼 같은 건데."

또 다른 고시원, 경보 발신기는 먹통이고, 소화기에 쌓인 먼지를 벗겨내니 제조년도가 1997년입니다. 지난 2009년부터 생긴 서울 시내 고시원은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을 설치하도록 했지만 노후 고시원엔 적용되지 않습니다. 

한 달에 17만원 짜리 이 고시원도 무방비 상태인건 마찬가지입니다.

고시원 관계자
(스프링클러는 달려있습니까 방마다?) "방마다 그런 거 없어요."

2009년 7월 이전에 생긴 노후 고시원 1673곳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3분의 1 가량에 불과합니다.

박재성 / 교수
"업주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지자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늘도 서울 시내 노후 고시원 1000여 곳이 화재 사각지대에 방치돼있습니다.

TV조선 석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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