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광주의 일자리 실험

등록 2018.11.14 21:43

수정 2018.11.14 21:54

전은, 갓 부쳐 따뜻할 때 먹어야 제맛입니다. 그런데 광주 별미 쇠고기 육전은 아예 손님 곁에 찬모가 앉아 일일이 프라이팬에 부쳐줍니다. 지글지글 전 익는 소리와 냄새를 즐기며 따끈한 육전을 집어먹으면 귀한 대접을 받는 기분이 듭니다. 광주 상추 튀김도 상식을 뛰어넘는 별미입니다. 상추를 튀긴 게 아니라, 오징어 튀김에 절인 고추를 곁들이는 상추쌈입니다. 상추가 튀김의 느끼함은 잡아주고 고소함은 살립니다. 고기에 상추쌈이, 튀김에 간장이 어울린다는 선입견을 깨 명물이 됐지요.

광주시가 추진해온 '광주형 일자리' 역시 상식의 틀을 깨는 시도입니다. 연봉을 절반수준인 4천만원선으로 낮춰 일자리 만여개가 생기는 자동차공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대신 근로자들에게 주택 육아 교육을 지원해 삶의 질을 높인다는 복안입니다. 정부도 노동 혁신과 노사 상생 모델로 반기며 적극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현대차가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광주형 일자리는 그러나 현대차 노조와 민주노총 반대에 부딪쳤습니다. 기존 자동차업계 임금을 떨어뜨리는 '나쁜 일자리'라며 파업을 벌이겠다고 합니다.

최근 민노총과 산하 노조들은 집권당 원내대표 사무실부터 대검찰청까지 곳곳에서 농성 시위를 벌였습니다. 대화기구 참여를 거부하고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결국 정부 여당에서도 핵심 지지층인 민주노총을 향해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노총이나 전교조가 더이상 사회적 약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민주노총하고는 말이 안 통한다"고 했습니다.

독일과 일본에서는 지방도시들이 낮은 임금을 내걸고 자동차공장을 유치해 상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지역경제를 살리고, 청년들에게 일자리 희망을 주며, 자동차 가격경쟁력도 되살릴 수 있는 일석삼조의 모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광주의 일자리 실험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그 자체로서뿐만 아니라 정부와 노조 관계의 재정립을 판가름할 중요한 시금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11월 14일 앵커의 시선은 '광주의 일자리 실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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