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사자마자 버려지는 포장지…"꼭 필요한가요?"

등록 2018.11.19 21:41

수정 2019.04.29 17:58

[앵커]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있은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 사태로 일회용컵을 규제하고, 친환경 빨대를 권장하는 등 많은 조치가 있었는데 현실은 좀 달라졌을까요?

김하림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본 부부. 버릴 건 이쪽에.. 과일 상자와 식료품 포장 등 재활용 쓰레기가 한가득입니다.

이혜숙 / 서울 정릉
"생각보다 나온 것 같고요, 이중포장 된 것을 살 수 밖에 없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아요."

마트 포장대에 가보니 물건을 사자마자 바로 포장을 버리는 고객이 한둘이 아니고,

"이게 다 포장지들이에요."

쓰레기통은 포장재로 가득합니다.

박향숙 / 서울 보광동
"집에 가서 다 버려야 돼서 여기서 다 버리고..과대포장 같아서요."

포장재도 결국은 쓰레기... 얼마나 많길래 이렇게 버리고 가는 걸까?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쓰레기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여기에 모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작진을 포함해 맞벌이 부부와 1인가구, 3인 가구가 각각 일주일 동안 쓰레기를 모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거의 주말에만 집에서 밥을 먹는데도 비닐과 플라스틱, 기저귀 등 많은 쓰레기가 나왔습니다.

김나래, 오득영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이 나와서 놀랐어요."
"플라스틱이 좀 많은 것 같고요."

온라인 주문이 많은 맞벌이 부부는 택배 쓰레기가 눈에 띄고,

김하림 / 2인 가구
"장을 4~5만원 어치를 봤는데 하나 포장하는데 이 비닐, 이 비닐, 이렇게 큰 종이봉투까지 두겹 세겹으로 포장이."

혼자 사는 20대 남성은 배달 음식 쓰레기가 많습니다.

전준영 / 1인 가구
"배달음식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만 사먹는데 따로 하나하나씩 포장되어 있고"

세 가족 쓰레기에서 가장 많은 건 역시 포장재. 마트에서 확인해보니 약품과 화장품, 과일, 조그만 전자제품까지 플라스틱과 비닐 포장이 겹겹입니다.

"하나만 붙이면 되는건데 불필요하게 비닐로 싸고 또 싸고 했네요."

마트 직원
"(벗기고도 사갈 수 있어요?) 계산할 때 (가격표가) 있어야 하잖아요. 계산하고 버리고 가세요."

배달음식도 비슷해서 설렁탕 1인분만 시켜도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등 포장 쓰레기 대여섯 개가 생깁니다.

실제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40%가 포장재이고...우리 국민 한명이 1년간 쓰는 플라스틱 사용량은 98.2kg으로 세계 1위입니다.

외국의 경우 과도한 플라스틱 포장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생산-유통 업체는 플라스틱을 대신해 포도껍질과 밀 찌꺼기 등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속도를 냅니다.

김미화 /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가정에서 노력해서 줄일 수 있는 범위가 아니잖아요?)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습니다. 생산단계에서 줄여줘야 하는 거고…."

국내에서도 소비자가 용기를 직접 가져와 제품을 담아도록 한 매장이 생기고 있습니다.

송경호 / 식료품점 대표
"필요하신 내용물만 구매 하시는 형태이기 때문에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소비를 할 수 있는…."

하지만 과도한 포장과 이에 따른 쓰레기는 곳곳에 넘쳐나는 것이 현실... 업계와 소비자가 보다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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