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뉴스9

[포커스] '스피드 테스트' 논란 수능, 사법시험과 비교해보니

등록 2018.11.21 21:34

수정 2018.11.21 21:40

[앵커]
올해 수능은 불수능으로 불릴 정도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오죠. 특히 국어와 영어가 꽤 까다로웠다는데요, 저희 기자들과 미국 현지 원어민들이 이번 수능 문제를 풀어봤는데 정답을 맞히는건 고사하고, 문제를 읽는 것도 벅차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수험생분들, 마음이 편치 않았을텐데 나만 어려웠던게 아니었구나 하며 조금은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시험지 16페이지에, 글자수는 2만7696자. 200자 원고지 233장 분량의 수능 국어 영역, 수험생들은 지문의 길이와 난이도에 혀를 내두룹니다.

이용훈
“난이도가 되게 높았던 거 같아요.”

명소나
“어려워서 화도 많이 나고 집중도 안 되고.”

김유나
“시간의 압박 때문에 초조했던 거.”

TV조선의 정수양, 윤재민 기자가 도전해 봤습니다. 먼저 두 사람에게 국어 지문 전체를 읽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테스트해봤습니다.

진행자
"최대한 의미를 이해하면서 전체 지문과 보기를 읽어주시면 됩니다. 자, 시작.”

읽기만 하는데도 기자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정수양
"아, 눈 빠지겠다. 눈 빠지겠어."

비교를 위해, 이번엔 수능 국어처럼 긴 지문으로 악명 높았던 예전 사법시험 문제지를 읽어봤습니다.

윤재민
"언제 다 읽어요."

윤재민
"가다가(읽다가) 막혀서 다시 돌아가서 읽고..."

수능 국어 지문 읽을 때와 반응은 별 다르지 않습니다. 얼마나 걸렸을까요? 수능 국어는 두 기자가 각각 43분과 50분, 사법시험 문제는 49분과 47분이 걸렸습니다.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수능 국어 영역과 전문 자격증 시험 별 차이가 없습니다. 

문제수로 시간을 나누면, 국어는 평균 107초, 듣기평가를 제외한 영어는 100초 안에 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생각은 둘째치고 문제 읽고 정답 쓰는데 시간이 촉박할 정돕니다.

이만기
"평가원이 변별력을 주려는 의도가 과도하다보니까, 지문 길이가 길어지면서 시간 부족을 더 호소하게 되는 문제점이..."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원어민에게 특히 어려웠다는 영어 34번 문제를 풀도록 요청했습니다. 미국인 7명 가운데 5명은 똑같이 3번을 찍어 틀렸습니다. 정답을 맞춘 2명도 문제풀이에 애를 먹었습니다.

조슈아 리 / UCLA 졸업, 회사원
"4분이 걸렸어요. 50초 정도 주어진다고 들었는데 불가능해요."

벤 서신 / Cornell 졸업, 변호사
"너무 길고 헷갈려서 두어번 읽어야 했어요."

수능 영어 출제 시스템 자체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이병민 /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
"문장과 문장 간에 소히 논리적 코힐런스(일관성)가 떨어진다는 거예요. 평가에 나오는 질문 자체가 그런 문장들이 많아요."

읽기에도 부담스러운 긴 국어 지문. 원어민도 이해하기 어려운 영어 지문. 대학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라고 하기엔 아무래도 도를 넘은 것 같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