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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D등급 시설' 화재로 드러난 통신망 관리 민낯

등록 2018.11.26 21:13

수정 2018.11.26 21:21

[앵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사회에서 통신망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만약 이런 곳에 테러가 발생한다면 어떤 위험이 있을지, 그에 대한 대비책은 우리가 갖추고 있는지 강동원기자와 따져 보겠습니다. 강 기자, 온라인상에선 뜬금없이 내란 선동 혐의로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이 거론됐는데,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습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석기 전 의원의 비밀 조직이 테러 대상으로 거론한 장소들 중 KT혜화전화국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인데요. 당시 이 비밀조직에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한국 사회를 혼란시킬 수 있는 방법이 통신시설 테러라는 걸 알았던 겁니다.

[앵커]
통신망이 국가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텐데, 실제로 우리나라 통신망 관리는 어떤 식으로 돼 있나요?

[기자]
정부는 통신시설의 중요도에 따라 A부터 D등급으로 나눠 관리를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불이 난 KT아현지사는 이 중 D등급에 속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을 확인해 본 결과, D등급은 매뉴얼상에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즉, D등급 시설은 애초부터 정부의 관리 대상에 포함 조차 되지 않았던 건데요. 100페이지 가까운 매뉴얼이 있었는데도 정부가 중요하지 않은 시설로 구분됐던 D등급 시설의 화재로 서울의 4분의 1 가까이가 불통 상태에 빠진 겁니다.

[앵커]
이렇게 중요한 곳이 왜 d등급으로 분류돼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정부의 관리 등급 분류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통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걸 감안하면 통신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거죠. 물론 과기정통부는 D급 통신시설도 정부 점검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곤 했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D급 통신시설 화재 하나로 이 난리가 났는데 만약 통신 전체가 마비된다면 끔찍하겠네요. 

[기자]
무기중에 EMP탄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폭탄이 터지면 반경안의 모든 전자기기는 파괴되는 건데요. 특히 군사작전에 쓰는 레이더와 감시 장비등도 다 타버리기 때문에 군사적 대혼란에 빠질 위험도 있죠. 그런데 아직 우리의 EMP 방호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합니다. 현재 청와대와 합동참모본부 등 일부 국가전략시설을 제외하곤 EMP 방호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사실상 무방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통신 시설 보안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겠군요.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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