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유흥업소 안 갔는데"…'유흥탐정' 의뢰해 보니

등록 2018.11.26 21:41

수정 2018.11.26 21:47

[앵커]
연인이나 배우자가 유흥업소에 출입한적이 있는지, 확인해주는 이른바 유흥 탐정 서비스를 운영한 업자가 얼마전 붙잡혔는데요 이것 역시, 개인정보를 거래하는 엄연한 불법인데, 이걸 모방한 사기 범죄까지 생겨났습니다. 있지도 않은 출입기록을 조작해 알려주고 돈을 받는 겁니다.

송무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애인이나 배우자가 유흥업소를 출입했는지 알려준다는 일명 '유흥탐정'. 핸드폰 번호만 주면 특정 업소를 이용했는지 알 수 있다며 돈을 받았습니다.

B씨
(이용을 해볼 생각이 드시는지?) “네”
(어떤 이유에서 그럴까요?) “워낙 그런(성매매) 게 만연하니까 한번쯤은 해볼 것 같아요.”

이 서비스를 처음 만든 사람은 열흘만에 구속됐는데,

“성매매 업소를 이용한 고객과 단속 경찰관들의 전화번호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팔아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후 유사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 피해가 속출합니다.

업소 관계자
"손님들 (전화번호) 명단 작업해주거나 명단 쏴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거기가 망하면 그 명단을 판단 말이에요. 명단이 엄청 많이 떠돌아다녀요, 그런 명단들이. 그게 돈이 된다 싶으니까 그렇게 (유흥탐정처럼) 한 거죠."

심지어 출입 기록을 조작해 돈을 뜯어내는 업체까지 생겨났습니다.

피해자 A씨
“8월25일에 뭐 했냐는 거예요. '모르지', 이러니까 '다 알고 있다'고, ‘성매매 업소 갔지?’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카톡을 보여주는 거예요. 8월 25일, 7월 며칠…엄청 많은 거예요. ‘왜 여기 가놓고 발뺌하냐’…."

억울한 남성은 그 시간에 다른 곳에서 신용카드를 쓴 내역 등을 모아 결백을 증명하느라 한바탕 홍역을 치렀고, 결국 관계까지 소원해졌습니다.

A씨
"제 휴대폰 다 뒤져서 이 날짜에 우리가 뭐 했는지 다 보여주고, 그랬더니 얘가 우는 거예요, 미안하다고."

송무빈 / 기자
"이런 업체에 저희 제작진의 휴대전화 번호를 직접 의뢰해봤습니다."

익명 계정 메신저로만 응대하는 업체.

“어, 왔다.”

금세 온 답장에서 의뢰인이 여성임을 인증할 사진을 찍어 보내라는 등 조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잠시 뒤, '업소 출입 기록이 없다'는 조회 결과를 통보 받았는데, 처벌 증거가 될 수 있으니 타인에겐 공개하지 말라고 입막음을 합니다.

취재진 번호로는 가짜 출입 기록이 나오지 않았지만, 엉터리 조회 피해자는 속출하는 상황.

업소 관계자
“손님들한테 전화가 와서 번호 삭제해 달라고… 연인과 싸우다가 전화한 거 같은데 남자 분 전화 와서 자기한테 (성매매 업소) 간적 있냐, 없냐 (확인해달라고)”

유사 업소 피해가 늘면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까지 처벌 요구가 속속 올라오고…

노영희 / 변호사
“실제 그런 종류의 DB나 자료를 활용하지도 않고 의뢰인들의 돈을 받고 ‘당신의 남자친구나 남편이 성매매 업소를 몇 번 드나들었다’고 하는 것은 거짓을 알려준 것에 해당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경찰은 이들을 쫓고 있습니다.

경찰
“(유사 업체들이) 추가로 개설이 돼 추적 중입니다.”

박종곤 / 강남경찰서 수사관
“(유흥탐정) 피의자 검거 후에도 같은 형태의 범행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호기심은 계속되고, 불신과 불화를 낳습니다.

C씨·D씨
“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업소 출입 내역) 찾아보고 저한테 증거랍시고 들이미는 것은 저를 믿지 않는 행위라고 생각해서…”

“저 같으면 그냥 깔끔하게 정리(이별) 가능할 것 같아요. 일종의 소비라고 보면 아무런 득도 안 되는, 결국 업체만 배를 불리는 게 아닌가…”

행여 정확한 자료를 가진 업체에 전화번호를 의뢰한다 해도 개인정보 불법거래에 해당해 삼가야 합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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