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포커스] 文대통령 "외교 질문 OK, 국내 질문 NO"…언론을 대하는 두 자세

등록 2018.12.03 21:42

수정 2018.12.03 21:54

[앵커]
해외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국내 문제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불거지는데, 그 누구보다 소통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의 질문 가려받기,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G-20 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이번 순방의 성과를 설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 차례가 되자,

文대통령
"국내 문제는 질문 받지 않겠습니다. 외교에 관해서는 무슨 문제든지 질문해 주시면"

선을 긋습니다. 그렇다고 질문 안할 기자들이 아니죠.

한국경제 기자
"경제 문제는 골치 아프니까 소프트하게 여쭙겠습니다"

文대통령
"더 말씀 안하셔도 될 것 같고요. 제가 외교 문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가급적 조기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질문은 경제인데 답변은 외교입니다. 기자들의 두번째 도전.

CBS 기자
"순방중에 국내 관심사가 큰 사안이 벌어졌기 때문에 질문을 안 드릴 수 없습니다."

文대통령
"아닙니다. 짧게라도 제가 질문받지 않고 답하지 않겠습니다. 외교 문제에 치중.."

국내 질문은 못들은 걸로 넘깁니다. 마지막 도전.

YTN 기자
"국내 문제 질문 안받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아르헨티나에서 출국하기 직전에 SNS에 정의로운 나라 만들겠다.."

文대통령
"외교로 돌아가시죠. 이왕 마이크 드셨으니까(웃음)"

YTN기자
"또 답변은 곤란하십니까?"

文대통령
"완전한 비핵화 이루고 하는 것도 정의로운 나라에 포함되는 것이죠."

'정의로운 나라'의 기준을 외교적으로 설명합니다. 대통령의 수비는 철저했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줄곧 집중해달라던 외교 문제는 어떻게 답했을까요?

연합뉴스 기자
"미국이 한국에 대한 불만이나 불신에 대한 우려가? "

文대통령
"저는 방금 그 질문의 근거를 잘 모르겠습니다."

어색한 침묵이 흐릅니다.

윤영찬 /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 중이시기 때문에 오늘 외교 문제에 국한하시는 것으로..."

대통령이 해외에 나간 일주일 동안, 국내는 청와대발 뉴스로 시끄러웠습니다. 문 대통령도 이런 국내 여론을 의식해,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국내에서 많은 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며 "믿어주시길 바란다"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김병준 /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공직부패를 감찰하고 단속하는 청와대 직원들 사이에 기강 문란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오는 4일 이후 추가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취임 100일에 이어 올해 신년에도, 사전에 질의과 답변을 정하지 않은 이른바 프리스타일로 파격적이란 호평을 받았죠.

언론사 사장단 간담회(지난 4월)
"언론은 정부의 동반자입니다."

신년 기자회견(지난 1월)
"기자님들을 더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

문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초심이 벌써 바뀐 것은 아닌지 궁금해집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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