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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기각에도 '극단적 선택'한 이재수 前 사령관, 왜?

등록 2018.12.07 21:09

수정 2018.12.07 21:19

[앵커]
저희가 앞서 리포트로 다 전하지 못한 뒷 얘기들이 좀 있는데 이건 강상구 정치부장에게 물어 보겠습니다. 이 전 사령관이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하리라고는 가까운 주변 사람들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거지요? 

[기자]
며칠 전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도 '뛰어내릴까'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 "영장심사 안받고 감옥 가겠다"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변호인을 만나 지방을 다녀와도 되겠냐, 사업은 계속할 수 있겠냐는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휴식을 하던 중 갑자기 스스로 몸을 던졌습니다. 미리 유서를 써둔 것으로 봐서는, 마지막까지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 말지 갈등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사건의 발단은 세월호 유족 사찰 논란이었죠. 이재수 전 사령관은 마지막까지 '한 점 부끄럼이 없다'는 입장이었다던데요?

[기자]
의혹이 제기된 단초가 기무사가 스스로 작성한 '세월호 180일 간의 기록'이라는 문건입니다. 이재수 사령관 측은 "범죄 사실을 후대에 참고하라고 기록으로 남겼겠느냐는 입장이었습니다. 그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저희 취재진이 이 전 사령관과 통화를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재수(7월 27일)
"가족들의 의견은 어떤것이냐 우리도 그걸 보고서 전력 철수 여부를 판단해야하기 때문에 아마 그런 것들을 국방부에 자료를 제공해주는 차원에서 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하지만 그 의혹은 어쨌든 영장기각으로 한숨 돌린 상황이었을텐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요?

[기자]
검찰은 기무사 서버를 압수수색해 기무사가 작성한 모든 문건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 위반'으로 볼 소지가 있는 문서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을 소환조사하면서 이 부분을 강도높게 추궁하면서 "변호인과 잘 상의해 보시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전 사령관 측은 "별건수사를 할 것이라는 압박으로 느꼈다"고 했습니다.

[앵커]
아까 전해드린 "'김관진을 불어라'고 했다"는 이재수 전 사령관의 말은 그런 맥락에서 나왔던 건가요?

[기자]
기무사령관이면 아는 게 많겠고, 그 중에 김관진 전 장관의 비리있으면 내놔라, 이렇게 이해했을 수 있겠지만, 이재수 전 사령관 입장에선 그럴 수 없었겠죠. 기무사의 다른 간부들은 구속된 상태인데, 부하에게 떠넘길 수도 없었을 겁니다. 이 전 사령관은 영장실질심사도 받지 않겠다며 "내가 차라리 감옥을 가겠다"고도 말했다고 합니다. 위로도, 아래로도 책임을 떠넘길 수 없었던 고민이 엿보이는 장면입니다.

[앵커]
어쨌든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될텐데요.

[기자]
이재수 전 사령관에 앞서, 작년 11월에는 현직 검사였던 변창훈 검사가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영장심사를 앞둔 시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직전에는 변 검사와 국정원에서 함께 일했던 변호사가 차 안에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방위산업 비리로 수사받던 기업 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있었는데, 나중에 방산비리는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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