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KBS의 김정은 위인 환영단장 인터뷰

등록 2018.12.07 21:44

수정 2018.12.07 21:46

국영 TV에 나와 예닐곱 시간을 혼자 웃고 떠들고 노래하고 호통치는 이 남자… 종신집권의 길을 닦아놓고 14년을 통치하다 숨진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입니다. 그는 1인 TV쇼를 13년 동안 일요일마다 벌였습니다. 차베스는 막대한 오일 머니를 공짜 복지에 쏟아 부어 국민의 60%에 달하는 빈민층의 환심을 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1998년부터 3연임에 성공했지만 국가 경제는 거덜났습니다. 쓰레기통에 지폐가 나뒹굴고, 먹을 것이 없어 국민 몸무게가 평균 11kg이나 줄었습니다.

그런 차베스가 "탁월한 리더십으로 미국의 신자유주의에 승세를 굳혀가고 있다"고 치켜세운 방송이 있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 KBS입니다. 당시 많은 국내 언론이 차베스의 좌파 포퓰리즘 광풍을 비판했지만 KBS는 차베스의 실험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했습니다.

며칠 전 KBS의 심야 시사프로그램을 보며 또 한번 눈과 귀를 의심한 분들이 적지 않았을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겸손하고, 지도자의 능력과 실력이 있고, 지금 경제발전을 보면서 정말 팬이 되고 싶었다", 이런 말이 버젓이 대한민국 공영방송 전파를 타고 안방으로 날아들었습니다. 광화문에서 "나는 공산당이 좋다"고 외쳤던 위인맞이 환영단의 단장 인터뷰였습니다.

이를 두고 KBS 내에서도 "북한 중앙방송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국가 기간방송이 현행법상 반국가단체 찬양 발언을 그대로 방영할 수 있느냐"는 야당의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어떤 이념과 정당을 지지하든, KBS를 보든 안 보든, 대부분의 국민들은 매달 전기료에 붙어 나오는 수신료를 꼬박 꼬박 내고 있습니다. 국가 정체성 확립과 국민 통합을 위해 소중히 써 달라고 내는 돈입니다. 그래서 공영방송 KBS가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편향성 논란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보면서 KBS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포퓰리즘 독재자 차베스를 '희망의 출구'라고 했던 다큐멘터리의 재판이 아니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12월 7일 앵커의 시선은 'KBS의 김정은 위인 환영단장 인터뷰'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