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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애 안 낳는 신혼부부들

등록 2018.12.12 21:43

수정 2018.12.12 21:55

"아기를 낳고 싶다니 그 무슨 말이 그러니… 맞벌이 부부 되면 집에서 누가 애를 봐? 아기를 낳고 나면 그 애가 밥만 먹냐. 계산을 좀 해봐, 너랑 나 지금도 먹고 살기 힘들어…"

어느 독립밴드의 노래 '딩크, 아기를 낳고 싶다니'입니다. 곡조는 흥겹지만 거기 담긴 넋두리가 씁쓸합니다. 노래 제목에 붙은 딩크는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갖지 않고 부부만의 삶을 추구하는 신풍속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 외벌이 부부가 아이를 갖지 않는 싱크족, 아이 대신 반려견을 키우는 딩펫족으로 계속 신조어가 가지를 치고 있지요. 

어제 나온 신혼부부 통계를 보면 무자식을 상팔자로 여기는 풍조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부부 중에 아이를 낳지 않은 부부가 38%, 열 쌍에 네 쌍꼴입니다. 가뜩이나 늦게 결혼하는 만혼 세태에서 나중에 출산할 가능성은 더 낮다고 봐야겠지요. 물론 맞벌이 부부가 외벌이 부부보다 아이를 덜 낳았고, 맞벌이 중에서도 소득이 높은 부부의 아이가 더 적었습니다. 수입이 많을수록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게 통계청 분석입니다.

10여년 전 대선 때 허경영 후보가 내걸었던 황당 공약 중에 아기 한 명 낳으면 3천만원씩 주겠다는 게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자체 출산장려금을 빼고도, 정부가 아이 한 명에게 주고 있는 아동수당과 보육지원금이 이미 3000만원을 넘습니다. 허무맹랑하다던 허경영표 공약이 현실이 된 셈입니다.

하지만 국민의 93%는 출산정책이 돈보다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출산 문제는 그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고 대책 역시 종합적이어야 합니다.

우리 삶에서 돈이 모든 것이 아니듯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 역시 돈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겁니다. 저출산뿐 아니라 일자리, 임금, 복지에 이르기까지 현금을 만능열쇠로 여기는 발상은 그래서 매우 위험합니다. 12월 12일 앵커의 시선은 '애 안 낳는 신혼부부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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