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유튜버를 꿈꾸는 아이들

등록 2018.12.14 21:46

수정 2018.12.14 22:02

토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성으로 꼽힙니다. 레코드판같이 얇은 얼음 고리가 에워싼 모습이 환상적이지요. 미국 천문학자 필 플레이트는 다섯 살에 처음 토성을 봤습니다. 마당에 아버지가 세워둔 망원경을 들여다봤는데 마침 토성에 맞춰져 있었던 겁니다. 그는 단숨에 토성의 고리에 매혹됐고 천문학을 전공해 꿈을 이뤘습니다.

그렇듯 아이들의 꿈이 무지개처럼 영롱하고 다채로운 것은, 누가 주입하거나 강요해서가 아닐 겁니다. 올해 어린이-청소년 장래희망 조사에서 초등학생 1위는 운동선수, 중-고등학생 1위는 교사가 차지했습니다. 교사는 2007년부터 한 해만 빼고 1위를 지키다 초등학생 희망에서만 2위로 주춤했습니다. 초등학생 10위권 명단도 예년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10위 과학자를 밀어내고 5위로 뛰어 들어온 새 직업이 있습니다. 인터넷방송 진행자, 유튜버입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스마트폰을 보며 자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는 아이에게 영상을 틀어주면 뚝 그친다는 얘기가 육아상식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 어린이들이 유튜버를 꿈꾸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께름칙한 스마트폰 의존증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1970년대 어린이 희망은 과학자 판사 교사 예술가 장관 순이었습니다. 대통령도 10위권에 있었습니다. 그때에 비해 요즘 아이들 꿈은 비교적 소박해졌지만 판박이 같다는 점은 여전합니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교사 의사 공무원 법조인을 희망하는 현상도 무지개처럼 영롱한 기운이 덜합니다. 부모가 성적순으로 꾸는 꿈이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짙게 드리웠기 때문일 겁니다.

천문학자 플레이트는 지금도 토성을 보면 가슴이 뛴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원한다면, 부모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다 자연스럽게 꿈으로 다듬고 키워주는 응원자여야 하지 않을까요. 12월 14일 앵커의 시선은 '유튜버를 꿈꾸는 아이들'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