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뉴스9

오락가락 해명으로 의혹 키우는 청와대

등록 2018.12.17 21:16

수정 2018.12.17 21:22

[앵커]
물론 진실은 아직 장막속에 가려져 있고 파문이 커져가고 있는데, 청와대의 해명은 오전과 오후가 다를 정도로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정치부 홍혜영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우윤근 러시아 대사 문제 관련해서, 청와대가 이걸 알고도 대사로 보냈느냐 하는게 쟁점인데, 임종석 비서실장은 보고 받은 바 없다고 했지요, 그런데 우 대사의 말은 좀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네, 임종석 비서실장이 우 대사의 비위 의혹을 알고 있었냐, 알았다면 언제 알았느냐인데요. 우 대사는 TV조선과의 통화에서 "대사로 내정됐을 당시 임종석 실장이 의혹을 묻길래 '지나간 일'이라고 하소연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임 실장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고 받은 바 없다"고 하자, 그 뒤 우 대사는 "대사 부임 뒤 (자신이) 임 실장에게 '지나간 일로 검증 받았다'고 말했다"고 말을 바꿉니다. 시기와 먼저 입을 연 사람이 바뀌었죠. 그러다가 오늘 출국장에선 아예 임 실장과 검증 과정에서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민간인 감찰 관련한 청와대 설명도 계속 말이 오락가락 한다면서요? 어떻게 달라지고 있습니까?

[기자]
김의겸 대변인은 오전에는 "전직 총리 아들, 민간은행장, 이게 함께 묻어져 들어온 불순물에 해당된다"고 했습니다.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는 뜻이죠. 그런데 오후에는 말이 바뀝니다. 오후 느즈막히 급히 수정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전직 총리 관련 내용은 민간인 감찰이 아닙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가상화폐 관련 정보 유출에 신경쓰던 때라 반부패비서관실에 데이터를 제공한 것이라서 정당하다는 건데요. '해서는 안될 일'이 '해야 하는 일'로 둔갑했습니다.

[앵커]
감찰반이 올린 첩보에 가상화폐 관련한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 전직 총리 관련 언급이 있고, 이 부분은 민간인 감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그런데 청와대 설명을 들어보면 기초적인 사실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가? 의심스러운 대목이 여러 군데가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직 총리 아들 동향과 은행장 관련 사안 모두 김태우 수사관이 생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오후들어 은행장 관련만 김 수사관이 만들었다고 했다가 또다시 "두 건 모두 김 수사관이 생산한 게 맞다"고 거듭 정정했습니다.

[앵커]
김태우 수사관이 우윤근 대사 관련 보고를 한 시점에 대해서도 말이 달라지고 있지요?

[기자]
네, 김태우 수사관은 자신이 우 대사 관련 보고를 지난해 9월 28일에 했다고 명시했죠. 청와대는 지난 주말 보고시점이 지난해 8월이라고 했다가 오늘은 은근슬쩍 9월로 수정했습니다. 8월이면 주 러시아 대사 내정 발표 이전, 9월이면 이후가 됩니다.

[앵커]
청와대 설명대로라면 이번 문제는 그야말로 일부 감찰반원들의 개인 일탈인데, 왜 그동안 인사조치를 하지 않았는지는 설명이 있었습니까?

[기자]
청와대는 오전에는 업무에서 벗어난 첩보를 한 김 수사관에게 "엄중 경고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후에는 "이런 것은 쓰지 말라"는 투의 시정조치였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불순물'이라고 표현한 김태우 수사관의 첩보 활동을 접하고 왜 적극적인 징계나, 원 소속부서 원대복귀 등의 적극적인 대응이 왜 없었는지는 뚜렷하게 해명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홍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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