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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어느 정치인의 상식

등록 2018.12.24 21:52

수정 2018.12.24 22:03

2009년 미국 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집권당 하원의원 다섯 명이 워싱턴의 수단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인 적이 있습니다.

수단 정부가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며 성토하다 폴리스라인을 넘자 경찰은 인정 봐주지 않고 뒷 수갑을 채워 연행했습니다. 경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의원들을 다섯 시간이나 붙잡아 두고 벌금 백달러씩을 물렸습니다. 그래도 항의하거나 반항한 의원은 없었습니다. 2011년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워싱턴 경찰이 워싱턴 시장을 불법시위 혐의로 수갑 채워 체포한 뒤 몸수색을 한 겁니다. 레이건 정부 때는 교통범칙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LA 지방검사가 법무장관을 수배한 일도 있었습니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의 공항 갑질 파문이 계속 번져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공항 직원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은 형국입니다. 김 의원은 "시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문제 제기를 한 것" 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신분증 꺼내기를 거부하는 동안, 뒤에서 기다리던 승객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거 꺼내는 게 뭐가 힘듭니까, 빨리 꺼내세요…"

김의원은 자신이 마지막 승객이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승객이 뒤에 있었을 리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얘기를 했던 안 했던, 평범한 시민의 상식적 입장이란 바로 그런 것일 겁니다.

더구나 공항 직원은 자기가 갑질을 했다는 김 의원의 주장에 "내가 바보냐"고 반문했다고 합니다. 이 역시 누구 말이 더 설득력 있는지는 상식 선에서 판단이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국민들은 의아해 합니다. 그가 원래 그랬던 사람인지, 아니면 정치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호위무사'라는 별칭에 힘입어 지난 6월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다짐했습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원칙과 상식대로 의정활동을 하겠다"

그런데 반년도 채 되지 않아 그의 상식과 보통 사람의 상식에 이런 괴리가 생겼다면 과연 누구 탓을 해야 할까요?

12월 24일 앵커의 시선은 '어느 정치인의 상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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