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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200억 기부에 225억 세금'에도 시신까지 기증하고 떠난 황필상

등록 2019.01.01 21:29

수정 2019.01.01 22:20

[앵커]
평생 모은 재산 200억원을 모두 기부했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세금이 부과돼 법정 다툼까지 벌였던 황필상 박사가 어제 별세했습니다. 힘든 소송 과정에서도 오히려, 가난한 젊은이들을 격려했고,, 자신의 시신을 병원에 기증하면서 마지막 가는 길에도,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는 황필상 박사의 끝없는 선행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좋은 일 좀 하자는 게 욕심이었던 걸까,

황필상
"기회를 박탈 당하는 그런 젊은이들을 어떻게든 살려내”

2003년, 그렇게 황 박사가 자신이 세운 구원장학재단에 기부한 돈이 200억원, 그런데, 나라에선 편법 재산 상속을 막겠다며 기부한 돈보다 더 많은 세금 225억원을 부과했습니다.

황필상
"제가 빈민촌 출신으로서 화날 땐 막 얘기해요. 이런 개뼈다구 같은 짓이 있냐고."

화가 났지만 이미 다 내놓은 재산,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어 당당했습니다.

황필상
"장기전이구나. 덕을 자꾸 쌓고 인생 공부 많이 하니까, 웃음이 나와요."

황 박사는, 26살 늦깍이로 공부를 시작해 국비로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카이스트 교수에 임용됐지만, 6년 만에 떠났습니다.

황필상
"뭐 똑똑한 분들이 많은데 내가 거기서 뒷줄에 서 가지고 눈치보고 삼류 교수되면서 내 인생을 끝낼 필욘 없으니까 떠나자.."

그리고서 뛰어든 생활정보지 사업, 44살 적지 않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무엇을 하든 자신이 있었습니다.

황필상
"황무지에 나를 세워만 놔봐요. 10년 후에 내가 살아만 있다면, 옥답으로 만들 자신이 있고. 덜 먹어도 나쁠 거 없잖아요.”

사업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지만, '잘 먹는다'는 게 뭔지, 그 의미를 찾고자 했습니다.

황필상
"그런데 뭐하겠어요. 잘 먹는다는게 도대체 뭘 잘 먹는다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이 시대의 젊은이들, 어려웠던 유년 시절 자신을 도와준 은인처럼,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황필상
"저 (밑)바닥에서 치고 나오는데 그 때는 힘에 버겁거든요. 그 때 무거운 돌 들고 끙끙될 때 돌이라도 한 두 개 빼주면 그 사람 평생 고마워해요."

긴 법정 싸움에 병까지 얻었지만,

조영호 / 대학동기 교수
"'어떻게 이런 나라가 있을 수 있나'하고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그런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이 이렇게 된 거 같아요."

지난해 대법원에서 승소한 뒤, '황필상법'으로 기부 관련 법 개정까지 이끌어냈습니다.

황필상
"어떤 젊은이들은 엉엉 울고 나도 황 박사님처럼 좋은 일 하거예요 (이러면) 빈 말이라도 고맙소, 그렇게 해야지."

마지막 가는 길에 자신의 시신 마저 모교에 기부하고 떠난 황 박사, 용기를 주는 말 한 마디의 힘을 믿었던 그가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 아니었을까요.

황필상
"돈만 덜렁 주고 무슨 걔네들하고 금전 거래 할 일이 있어요? (직접) 찾아가서 기죽지 마라, 세상 살만 하더라 그런 말 한마디가 중요하잖아요."

뉴스9 포커스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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