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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지방의회 해외 출장비, 훌쩍 늘었다…이유는?

등록 2019.01.09 21:38

수정 2019.01.09 21:55

[앵커]
그렇다면 이 셀프 심사는 언제부터 하게 된건지, 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대로 방치해도 되는 건지 강동원기자와 따져 보겠습니다. 강동원 기자, 예천군 의회가 소위 셀프 심사를 하면서 여행 예산도 마구 늘려서 집행했다고요, 예년에 비해 얼마나 늘었습니까?

[기자]
전년도에 비해 세배 가까이 썼습니다.

[앵커]
아무 타당한 이유도 없이 이렇게 많이 늘렸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 지방 의원들의 경우 1년에 한 번 자치단체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갑니다. 예천군의 경우는 2017년에 1인당 158만원의 예산이 집행됐는데, 문제가 된 이번 연수에는 1인당 442만원이었죠. 장소와 시간도 차이가 있습니다.

2017년에는 동남아 라오스로 3박 5일을 간 반면, 이번에는 아시다시피 캐나다와 미국으로 7박 10일을 다녀왔죠.

[앵커]
그러니까 스스로 심사를 하고 예산도 스스로 짜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길수 있다는 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천군 의원들이 동남아로 연수를 갔던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행정안전부가 지방의회별로 규모나 지역 경제 수준을 고려해서 해외 연수의 기준 액수를 정해줬었는데, 이게 작년부터 지방의회에 재량권을 준다는 취지로 관련 예산 권한을 넘겨주면서 캐나다와 미국으로 갈 수 있었던 거죠.

[앵커]
예산권을 넘겨받자마자 자신들의 외유 예산부터 늘린 셈이군요 다른 지방 의회도 마찬가지입니까?

[기자]
네, 다른 지방 의회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한 언론사에서 전국 243개 지방의회의 최근 3년치 예산을 전수 조사한 결과, 해외출장비 예산이 행정안전부가 정해주던 2017년에는 112억2545만원 이었는데 지자체 자율로 바뀐 다음인 올해는 145억2307만원으로 2년 새 약 33억원, 평균 3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물론 의원수 자체가 지난 민선 6기 때보다 64명 정도 늘어난 탓도 있다고는 하지만, 의원 1인당 평균 출장비를 봐도 지난 2017년에 비해 27%정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죠.

그런데 더 문제는 지자체 살림살이가 나쁜데도 굳이 국민 혈세를 써가면서 해외에 나간다는 건데요. 실제 해외출장비를 가장 많이 쓴 10곳의 지방 의회 중 상당수가 재정자립도는 최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말은 연수라고 합니다만 이번 경우를 보더라도 사실상 외유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지요?

[기자]
그렇죠. 본 취지와 달리 대다수 일정이 유명 관광지 방문이나 체험행사로 채워지다 보니 해외여행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죠, 특히 귀국한 뒤에도 부실한 결과보고서를 제출한다는 논란에, 외국에서 견학한 선진 제도를 국내에 도입한 사례가 드물다는 등 수많이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초자치단체 선거를 없애고 정치인의 해외 연수를 전면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앵커]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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