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나는 왜 당을 떠나는가?

등록 2019.01.21 21:56

수정 2019.01.21 22:03

탈당과 복당을 거듭하는 정치인을 흔히 철새에 비유합니다만 새 학자 윤무부 교수는 철새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습니다. "국경과 이념 없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이 자기 이익에 따라 옮겨다니는 정치인과 어떻게 같으냐"고 했지요.

하지만 조금 다른 이유로 탈당했다가 나중에 슬그머니 복당하는 의원도 없지 않습니다. 부적절한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입니다. 박사 논문을 심사했던 대학으로부터 표절 판정을 받은 문대성 전 새누리당 의원과, 가족을 보좌관으로 채용했다가 국민에게 사과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그렇습니다. 서 의원은 재판 청탁을 했던 사실도 얼마 전 드러났지만 당직 사퇴쯤으로 넘어가려는 것 같습니다.

이런 유형의 탈당 때 으레 하는 말이 "당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떠난다"는 겁니다.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나 때문에 당이 곤경에 처하는 걸 막기 위해서라는 거지요. 

손혜원 의원의 탈당 회견은 마치 출사표라도 내는 듯 했습니다. 당 원내대표가 초선 의원 탈당 회견에 마치 수행하듯 배석한 것도 낯선 풍경입니다. 손 의원은 결백을 주장합니다만, 문화재 거리로 지정되기 전에 남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대거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내 재산이 불어나는 것을 원치 않아서 내 이름으로 사지 않았다는 해명도 어찌 보면 유체이탈을 떠 올리게 합니다. 내 의지가 선한데 국회의원으로서의 공적인 책무, 이익 충돌 가능성을 왜 문제 삼는지 이해 할 수 없다는 듯한 당당함에는 도리어 말문이 막힙니다.

손 의원은 "대중을 움직이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합니다. 이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래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합니다. 그가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 것인지, 대중의 분노에 불을 지른 것인지 검찰 수사가 가려주리라 기대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경 구절 하나 덧붙입니다.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1월 21일 앵커의 시선은 '나는 왜 당을 떠나는가?' 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