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자화자찬 한국경제

등록 2019.01.23 21:43

수정 2019.01.23 22:13

초라한 집 한 채, 고목 몇 그루를 마른 붓질로 그려낸 이 그림. 추사 김정희의 걸작 문인화이자 국보 백80호 ‘세한도’입니다. 귀양 간 추사가, 엄동설한의 푸른 소나무처럼 고난에 꺾이지 않는 선비의 지조와 기개를 담아낸 걸작이지요.

세한도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이 이렇게 10미터 넘게 두루마리처럼 붙은 글입니다. 청나라 명사 열 여섯명과 오세창 정인보 이시영이 세한도를 찬미하고 칭송한 찬(讚)입니다.

흔히 쓰는 말 자화자찬도 그 찬에서 나왔습니다. 자기 그림을 자기가 칭찬한다는 얘기지요. 자찬이 붙은 그림을 보면 민망해서 피식 웃음부터 나오기 마련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소득이 늘어난데다 상용 근로자가 증가해 일자리 질도 좋아졌다…”

정부가 지난해 일자리 실적을 평가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 평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지 의문입니다. 보통 사람의 인식은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에,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양극화가 심해졌다는 통계치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이 정부가 좋아하는 국민의 눈 높이가 그러하다는 뜻이지요.

작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2.7%. 6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세계 평균 성장률 3.7%보다 1% 포인트나 낮습니다. 그나마도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워 세금 26조원을 쏟아 부은 결과가 이렇습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경제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했습니다. 최근 대통령 행보가 달라졌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경제 활력을 강조할 때여서 경제 행보가 두드러지는 것처럼 보일 뿐, 대통령은 바뀌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자랑부터 하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성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정책을 세우고 추진하는 이들이 그래서는, 국가지도자가 상황을 제대로 듣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추사는 “추운 겨울이 오면 선비의 진면목이 드러난다”며 이렇게 질타했습니다. “세상을 휩쓰는 풍조는 오로지 권세와 이득을 좇을 뿐이다.” 오늘은 나라 사정이 어려울수록 올곧게 직언과 상소를 했던 옛 선비 정신을 돌아봅니다.

1월 23일 앵커의 시선은 ‘자화자찬 한국경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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