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검찰뉴스9

[단독] 양승태 구속 후폭풍…법관 60여명 잇따라 사표

등록 2019.01.25 21:11

수정 2019.01.25 21:49

[앵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는등 법원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법복을 벗겠다는 판사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금 명예 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데, 벌써 60여명이 신청을 한 것으로 저희 취재진이 확인을 했습니다. 법원 내부 갈등이 그 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한송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자택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던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최근 사표를 냈습니다. 법관으로서 내린 판단에 '방탄판사단' '제식구 감싸기' 오명이 붙자, 못견뎌 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의 사법부 수사를 비판해온 성낙송 사법연수원장과 최인석 울산지법원장 등 고위 법관에 이어, 올해 재경지법 공보역할을 맡았던 A판사 등 소장판사들도 잇따라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지난달 20일 20여 명에 불과했던 법관 사표제출 인원은, 이달 4일까지 기한이 연장되고, 지난주 15일로 마감된 명예퇴직까지 더해지면서, 모두 60여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헌정사상 초유의 전직 사법부 수장의 검찰 소환과 구속 수감을 전후해, 법복을 벗어던진 법관 인원이 3배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일부 고법 부장판사는 오는 28일 정기인사에서 불이익이 확인되면 사표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혀오기도 했습니다.

사의를 밝힌 한 판사는 "판사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며, "재판 일을 왜 계속해야 하는지 명분을 잃은 것도 이유"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사표를 던진 후 후배 판사에게 "앞으로 성향이 뚜렷한 연구회부터 가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건넸다는 얘기도 회자됩니다.

사표 행렬에 대형로펌은 반짝 특수도 누리고 있습니다. 최근 6년 간 전관 영입을 하지 않았던 한 대형 로펌은 10~15년차인 판사 3명을 이미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 안팎에선 이번 정기 인사 결과에 따라, 법원이 극심한 내홍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TV조선 한송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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