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뉴스9

궁핍했던 삶 고스란히…'최고가 화가' 김환기 미공개 편지

등록 2019.01.29 21:40

수정 2019.01.29 21:45

[앵커]
고 김환기 화백의 작품은 국내에서 최고가로 거래되지만, 정작 화백의 당시 생활은 곤궁했습니다. 아내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 그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루라 기자가 그 내용을 전합니다.

 

[리포트]
"고단하기만 해서 그전처럼 일을 못하겠다"
"자고 새면 붓을 든다. 이 무슨 지독한 형벌인가"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고 김환기 화백이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입니다. 마치 대표작 푸른 전면점화를 연상시키듯 파랑 잉크로 빼곡히 써내려간 편지엔, 뉴욕 체류 시절 화가의 삶을 형벌처럼 받아들이는 절망감이 묻어납니다.

김 화백은 국내외 경매에서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국내 최고가 화가로 자리매김했지만, 정작 유학 시절은 우표값이 아까울 정도로 궁핍했습니다.

백승이 / 환기미술관 학예사
"똑같이 이분도 인간적으로 어려움을 겪으셨고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좋은 작품들이 나왔다라는 걸 알게 되는..."

공개된 편지 속에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엿보입니다.

"가을 잔디에 덮여 있는 어머님의 묘가 눈에 선하다."
"(고국에) 외롭게 누워 계신 할머니가 불쌍해 죽겠다"

김 화백은 파리 체류 시절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생각하며 '성심'이라는 작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유족과 미술관 측에 보관 중인 편지만 50여 통. 환기미술관은 김 화백의 서류, 드로잉 등 희귀자료를 중심으로 전시회를 열 예정입니다.

TV조선 이루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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