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대통령의 딸

등록 2019.01.30 21:47

수정 2019.01.30 22:06

조지 부시 대통령은 1997년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측근들에게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대학생이 되는 쌍둥이 딸의 삶이 엉망이 되는 게 두렵다"는 것이었지요. 아버지가 이미 대통령을 했다는 것도 부담이었을 겁니다.

결국 대선에 나가 미국 대통령 자녀 중에 가장 성공한 사례가 됐지만 젊었을 땐 술에 빠진 문제아였습니다. 카터 대통령 딸 에이미는 아홉살 때 백악관에 들어가 언론의 각광을 받았지만 나중에 대학 성적이 나빠 퇴학을 당했습니다.

결혼 후엔 일절 인터뷰를 거절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렇듯 대통령의 자녀는 주변 시선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하는 운명입니다. 특히 딸 중에는 대중의 시야에서 벗어나 평범하게 살려고 애쓰는 예가 적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딸 다혜씨가 집을 팔고 남편, 아들과 함께 해외로 이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다혜씨는 문 대통령이 정치에 나선 뒤에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지난 대선 때 아버지의 마지막 유세에 등장해 처음 대중 앞에 섰을 정도입니다.

민주당 당적의 대통령 아버지를 두고도 정의당에 입당한 것도 아버지와는 독립된 삶을 살겠다는 의지였을 겁니다.

청와대는 다혜씨가 왜 외국으로 나갔는지 이유를 밝히라는 야당의 요구에 발끈했습니다. 대통령 가족도 당연히 보호받고 존중돼야 할 사생활이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직계 가족은 국가 예산을 들여 관리 경호해야 하는 공적 존재입니다. 이건 본인의 선택과는 다른 문제지요.

대통령 재임 중에 딸 가족 전체가 해외로 이주한 사실을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로만 봐야 하는 건지도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외에 나가 있는 대통령의 딸을 걱정하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가 무조건 사생활만 내 세울 게 아니라 국민이 가진 최소한의 궁금증은 풀어 주는 게 도리라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1월 30일 앵커의 시선은 '대통령의 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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