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베트남의 길, 김정은의 길

등록 2019.02.06 21:37

수정 2019.02.06 21:49

혹시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북한에 나도는 은어 중에 '열대메기' 라는 게 있습니다. 여자를 '열'렬히 사랑하고, '대'학을 졸업해 당원증을 '메'고 있으며, '기'술이 있는 남자, 즉 일등 신랑감을 일컫는 말입니다.

열대 메기는 김정일이 식량 대용으로 들여와 양식했다가 실패한 외래 어종입니다. 그 열대 메기 양식장을 되살린 것이 김정은 위원장이지요. "메기가 금괴 같다"고 할 정도로 정성을 들이지만 사실 열대 메기는 식용보다 관상용에 알맞다고 합니다.

김 위원장은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싱가포르에서 화려한 야경을 둘러본 뒤 싱가포르를 배우겠다고 했습니다.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도 했지요.

하지만 그 뒤로도 메기공장, 젓갈공장, 가방공장을 돌며 질책하고 독려하는 모습 외에 별다른 변화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2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도 북한의 경제 모델로 꼽힙니다.

"…당신(김정은)의 나라도 이 길(베트남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기적은 당신의 기적이 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도 판문점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과 도보다리를 걸으면서 "베트남식 모델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베트남은 15년 전쟁을 벌인 철천지원수 미국과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수교했습니다.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자본주의를 접목해 시장을 개방하고 해외 자본을 유치한 덕에 중국 인도못지 않은 높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김씨 유일체제 수호가 절대 목표이고 핵을 흥정수단으로 삼고 있어서 베트남처럼 유연하지 않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습니다. 

김 위원장은 중국 외에 첫 발을 내딛는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떠오르는 용'을 목격하게 될 겁니다.

체제를 보장받으면서 베트남의 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또다시 메기공장 젓갈공장 감독에 나설 것인지, 선택은 온전히 김 위원장의 몫입니다.

2월 6일 앵커의 시선은 '베트남의 길, 김정은의 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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