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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제1 야당의 수준

등록 2019.02.11 21:55

수정 2019.02.11 22:05

"그때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나는 네 살이었고"
"저는 77년부터 89년까지 북한의 강제수용소에 10년 간"

한 달 전 탈북민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밝힌 얘기들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요.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 특수부대원이 개입했다고 끊임없이 주장하는 사람 때문입니다.

그는 당시 사진들을 얼굴인식 기법으로 분석해 북한군의 신원을 파악했다면서 1 광수, 2 광수, 3 광수 식으로 번호를 붙여 지목했습니다. 그중 쉰네명이 탈북해 한국에 와있고 심지어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도 '71 광수' 라고 했습니다.

극우 인사로 불리는 지만원씨입니다. 졸지에 광수가 된 탈북민들은 기자회견에서 알리바이를 대면서 지씨를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씨는 5·18 발언과 관련한 소송들에서 이미 유죄 또는 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 지씨를 국회로 불러 마이크를 쥐여준 것으로도 모자라, 지씨 못지않게 극단적 주장을 한 한국당 의원들에게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광주를 비롯한 시민사회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해당 의원 세 명을 국회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나섰습니다.

잘 아시듯, 광주민주화운동은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 평가가 끝난 사안입니다. 그런 5·18을 느닷없이 다시 문제 삼은 저의가 궁금합니다. 그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인지, 아니면 이를 통해 어떤 정치적 이익을 보겠다는 것인지 정확치 않습니다만 어느 쪽이든 대상을 잘못 고른 것 같습니다. 괴물 집단 운운하며 망언을 쏟아낸 데 대해서는 아연실색할 뿐입니다. 

더 의아한 것은 한국당의 태도입니다. 원내대표가 "역사적 사실은 해석을 달리할 수 있다"고 해 논란을 키우더니, 당 차원에서 세 의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별 말이 없습니다. 한국당은 그동안 새롭게 태어나겠다,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다짐해 왔습니다. 새로운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모처럼 국민들로부터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화 역사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흔드는 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건강한 보수를 외칠 수 있겠습니까.

2월 11일 앵커의 시선은 '제1 야당의 수준'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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