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생태탕' 먹으면 쇠고랑?…'국산 생태'만 해당

등록 2019.02.12 21:22

수정 2019.02.12 21:36

[앵커]
오늘 정부가 생태탕 판매를 금지한다는 소식때문에 시끌했습니다. 음식점에는 생태탕을 먹을 수 있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고 어시장에는 단속반이 떴습니다. 정부는 국내산만 금지이며, 대부분의 식당은 수입산이라 괜찮다고 해명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음식점이나 어시장 상인들이 국산 명태 씨가 마른지가 언제인데 단속이나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오늘의 포커스는 때아닌, 생태탕 소동에 맞춰봤습니다.

 

[리포트]
어깨가 움츠러드는 쌀쌀한 날씨에 보글보글 끓는 생태탕 한상이면 침이 절로 넘어가죠. 이 맛난 생태탕을 못 먹게 한다?

양희자 / 전북 진안
"굉장히 서민적인 음식이잖아요. 접할 수 없는 거에 대해 서운한 거죠."

정희숙 / 강원도 원주
"생태탕 먹다 쇠고랑차는거 아니에요? 말이 안되네요."

아뇨,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국산은 안 됩니다. 국산 명태는 말 그대로 씨가 말라, 올해부터 무기한 '명태 금어기'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4년 시작된 정부의 명태살리기 프로젝트를 위한 특단의 조치입니다.

이춘우 / 해양수산부 동해어업관리단 무궁화 32호 선장 (주무관)
"작년부터 명태가 조금 어획된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 보호하지 않으면 앞으로 영영 멸종되겠다"

지난해까진 27cm 이상 큰 명태는 됐지만, 올해부턴 크기 불문 어린 명태인 노가리는 물론, 생태, 얼린 동태, 말린 북어와 황태, 코다리까지... 종류도 불문, 국산은 무조건 잡아도 팔아도 안됩니다.

임태훈 / 해양수산부 지도교섭과장
"육상으로 어업 관리를 강화시켜 시장들을 좀 더 차단하는데 주안점을..."

오늘부터 정부가 단속에 나서면 '생태탕 쇠고랑설'이 퍼졌습니다.

단속반(상인)
"이거는 국내산 아니죠" (국내산 아니고 러시아산 러시아산..)

단속반(상인)
"이거 원산지는 어디입니까? (러시아입니다)"

느닷없는 단속에 생태탕집 주인들은 어리둥절. 벌써 10년 전부터 국산 명태는 구경도 못해 줄곧 수입산만 써왔는데 말입니다.

A 생태탕 식당 / 서울 종로구
"국산이란 건 들어본 적이 없어 갖고, 난 깜짝 놀랐어. 어이가 없어 갖고..."

점심에 생태탕으로 속풀이를 하려던 손님들의 문의전화도 쇄도했습니다.

B 생태탕 식당 / 서울 용산
"고객님들이 전화가 빗발치게 오는 거예요. 뭐 생태 운영하냐고. 금지됐는데 어떡하냐."

시장 상인들도 황당하긴 마찬가지,

상인 (포항)
"30년 동안 장사하면서 국산은 한 번도 못 봤기 때문에..."

상인 (노량진)
"우리나라 생태는 없어요. 아직은 우리나라 생태 없어요."

현재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팔리는 생태는 전량 수입산으로, 냉동한 동태와 달리 '빙장', 즉 얼음 속에 묻어 들여옵니다.

국내 유통되는 생태는 90%가 일본산으로, 잡은 뒤 4, 5일이 지나서야 우리 밥상에 오르죠. 생태라고 하지만 사실 '반쯤 얼린 명태'... 언제쯤 우리 바다에서 갓 잡은 국산 생태의 찰진 맛을 볼 수 있을까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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