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진중공업이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의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자본 잠식이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당장 국내 사업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지만, 오는 4월까지 자본을 채워놓지 못하면 상장 폐지까지 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현 경영진의 책임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뜨겁습니다.
김자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진중공업이 자본잠식에 빠졌다고 공시했습니다. 자본금이 5300억 원인데,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적자가 1조 3175억 원에 달했습니다.
결국 부채가 자산보다 7400억 원이나 많게 된 겁니다.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의 부실이 타격이었습니다.
한진중공업은 2016년 이후 매년 수백억원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수비크조선소는 2016년 1800억 원, 2017년 2300억 원 등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철상 / 한진중공업 상무 (1월 8일)
"자금난이 악화가 되고 적자가 누적이 됐기 때문에 저희가 어쩔수 없이 필리핀 현지 법원에서 기업회생 신청을 했습니다"
한진중공업의 주식거래는 곧 바로 정지됐고,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주가는 5% 넘게 급락했습니다.
4월 1일까지 자본잠식 해소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한진중공업은 상장폐지될 수도 있습니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은행과 채무조정 마지막 단계에 있고 국내외 채권단이 출자전환 등 자본확충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계획대로 자본확충이 이뤄질 경우 수비크조선소 부실을 털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조남호 회장과 한진중공업홀딩스가 갖고 있던 경영권은 산업은행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TV조선 김자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