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또 꼬인 신공항

등록 2019.02.15 21:47

수정 2019.02.15 22:04

중국 선전에 있는 골프장입니다. 열두 개 코스를 거느려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골프클럽으로 올랐지요.

그런데 그보다 두 배 반이나 큰 서른 개 코스 골프장을 서해안에 짓자는 얘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바로 새만금입니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노태우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이래 새만금의 운명은 기구했습니다.

농지, 산업기지, 국제기업도시, 레저단지까지 온갖 구상이 나왔지만 10조 투자 끝에 남은 건 세계 최장 방조제와 빈 매립지뿐입니다. 사업 타당성보다 표를 얻겠다는 정치논리가 앞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10조원을 들여 태양광단지로 만든다고 합니다. 예비 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해주며 국제공항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지방 공항은 열다섯 곳 중에 열 곳이 만성적자에 빠져 있는 형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해 동남권 신공항의 재검토를 시사하면서 영남이 다시 시끄럽습니다. 청와대는 "여론수렴 차원" 이라고 했지만 부산시는 "대통령이 큰 선물을 주셨다"고 반겼습니다.

수십 조원이 들어가는 동남권 신공항은 10년 동안 지역갈등에 멍들었던 사업입니다. 영남이 둘로 갈려 상경 삭발시위까지 하며 유치전을 벌였지요. 정권은 정권대로 선거 때마다 마른 섶에 불 붙이듯 신공항 공약을 내걸곤 했습니다.

결국 외국에 타당성 조사를 맡긴 끝에 백지화해 겨우 불을 끈 것이 3년 전이고, 대안으로 이제 곧 김해공항 확장에 착수할 참이었습니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SOC 사업을 '토목 적폐'처럼 여겼습니다. 4대강에 20몇조원을 퍼붓느라 산업투자가 부진했던 탓에 지금 고용이 부진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없이 벌이는 24조원 규모 지역사업만 해도 20조원이 SOC에 들어갑니다. 공항에, 철도에, 도로에 개발시대의 전매 특허들이 지금 이 시대에 파노라마처럼 다시 펼쳐지는 걸 모두 의문스러워합니다. 그런 의문들이 모두 괜한 걱정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2월 15일 앵커의 시선은 '또 꼬인 신공항'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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