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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낫 미 제너레이션 증후군

등록 2019.02.25 21:46

수정 2019.02.25 21:51

팝스타 빌리 조엘이 부르는 '앵그리 영 맨' 입니다.

"그는 고개 숙이기를 거부한다. 기어가기를 거부한다…. 그는 상처와 패배를 자랑스러워한다…"

'성난 젊은이들'과 '잃어버린 세대' '패배한 세대'는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절망하고 거부하고 저항했던 젊은 세대들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도 청춘의 좌절과 분노를 대변하는 용어로 살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거품경제가 붕괴할 때 사회로 나왔던 젊은이들을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선배들이 당연하게 올라탔던 취업의 문이 갑자기 닫히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무원 시험에 몰렸습니다.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족, 그리고 은둔형 외톨이도 이 시대의 젊은이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습니다.

취업 절벽에 절망하는 우리 젊은이들은 한국판 로스트 제너레이션입니다. 그런 20대의 국정 지지율이 낮은 것을 두고 집권당 최고위원이 "전 정부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탓" 이라고 했습니다.

대변인은 "20대가 받은 학교 교육이 거의 반공 교육이어서 가장 보수적" 이라고 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지지율이 높을 때는 아무 말 안 하더니 상황이 바뀌자 느닷없이 교육 탓을 하고 나섰습니다.

20대가 돌아선 진짜 이유가 진짜 그런 것인지는 집권당 스스로 잘 알 겁니다. '낫 미 제너레이션'이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뭐가 잘못되면 남 탓으로 돌리기 바쁜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다른 집단에 책임을 떠넘겨, 흔들리는 자기 가치를 지켜보려는 일종의 병리현상이라고 학자들은 진단합니다.

대통령 경제보좌관이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라"고 젊은이들을 타박한 게 한 달도 안 됐습니다. 무슨 교육을 어떻게 받았기에 이렇게 남 탓하며 한 세대를 싸잡아 매도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재작년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 '유스퀘이크'라는 단어를 올해의 단어로 뽑았습니다. Youth, 젊음에 Earthquake, 지진을 합성한 단어, 즉 젊은 유권자들이 일으킨 선거 격변이란 뜻입니다. 우리 집권당 대표가 엊그제 백년 집권까지 거론한 것을 두고 대한민국의 '성난 젊은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2월 25일 앵커의 시선은 '낫 미 제너레이션 증후군'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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