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노동뉴스9

[포커스] '해체·수문 개방' 보 가보니…흐르는 물, 속 타는 농민들

등록 2019.02.26 21:35

수정 2019.02.26 21:42

[앵커]
정부가 4대강 보 3개를 해체하고, 2개는 항상 보문을 열어두기로 결정했지요. 많은 돈을 들여 세운 보를, 또 돈을 써, 없애는 데 대해, 논란은 계속되고, 특히 당장 올해 농사가 걱정인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극심했던 지난해 가뭄, 농민들의 생명수가 돼줬던 공주보 봇물.

공주보의 물을 예당 저수지로 보내는 27km 짜리 물길이 가뭄에 허덕이던 농민들을 살렸습니다.

이지열 / 충남 화천리 농민
"지난해 가물었을 때 공주보에서 물이 넘어와서 많이 효과를 봤습니다. (공주보 해체시) 공주에서 물을 줄지도 모르고..."

도수로 건설에 1127억원, 5만원 짜리를 1.3m 폭의 수로에 깔면, 7겹이 쌓이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죠.

이 도수로와 별개로 공주보 건설에는 1100억원이 들었죠. 이 보를 해체하는데는 530억원이 더 듭니다.

공주보가 사라지면, 도수로는 제 기능을 할까.

김달호 기자
"주민들은 충남 공주 뿐만 아니라 금강 물을 사용해 농사를 짓는 충남 서부지역도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공주보를 없애도 농업 용수 확보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보에 물이 고여 강물이 더러워졌다는 정부 발표를 납득하기 힘듭니다.

최창석 / 공주보 철거 반대 추진위 공동 대표
"물이 고여서 썩는다면 팔당댐도 썩었을 테고, 대청댐도 썩고, 소양강댐도 썩습니다."

지난해 7월 감사원 감사 결과, 4대강 사업 이후 수질이 개선됐거나 그대로인 곳이 각각 44, 42%였던 반면, 나빠진 곳은 18%에 그쳤죠.

또 정부 분석에선, 보를 없애도 수변 공원 같은 보 주변 시설을 찾는 사람에 변화가 없을 거라 가정했지만, '물 없는 수변 공원'인데, 시민들 반응은 어떨까요?

윤희연 / 세종시
"호수가 있어서 호수공원이라는 명칭이 붙은건데, 그런데 여기 물이 사라지면..."

박수빈 / 세종시
"물이 있으니까 시원하기도 하고 바람도 잘 쐬지고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오는데..."

정부는 낙동강 쪽 일부 보 마저 상시 개방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부터 수문을 완전히 연 낙동강 달성보에선 양수장 취수구는 말랐고 유람선은 멈췄섰죠.

이원녕 / 대구 달성군시설관리공단 팀장
"(유람선)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 보시다시피 탐방로의 다리도 교각도 확 드러나 있는 상태고.."

정민진 기자
"낙동강 달성보 상류입니다. 수위가 내려가자 물고기와 어패류들이 죽은 채 강 바닥에 나뒹굽니다."

박석순 이대 환경공학과 교수
"물 빼니까 수질이 나빠졌고 물 빼면 물고기 다 죽었잖아요. 보십시오."

아직 살아 있는 조개와 물고기 2만2천 마리는 사람이 일일이 구조해줘야 했습니다. 농민들의 보 해체 반대 요구도 점점 거세지는 상황, 오늘 충남 공주에서는 농민 600명이 모여 공주보 철거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시위 집회
"환경부의 결정을 규탄한다(규탄한다.규탄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보 해체일까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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