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7

트럼프가 언급한 영변 外 핵시설…왜 쟁점인가?

등록 2019.03.02 19:15

수정 2019.03.02 19:23

[앵커]
이번 회담의 성패를 가른 영변 외 핵시설, 왜 쟁점이 됐는지 정치부 김정우 기자와 분석해보겠습니다. 북한은 이번에 영변의 플루토늄 뿐 아니라 우라늄 시설까지도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회담을 결렬시킨 걸까요.

[기자]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북한이 이미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공개해도 된다'는 말은 '그것 말고 다른 것도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되죠. 실제로 북한은 강선이란 지역에 영변보다 더 큰 우라늄 농축 시설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정확히 확인되진 않았지만 대략 40~100곳의 핵시설이 더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외 핵시설을 제시했더니 북한측이 놀랐다고 전했는데, 그런 곳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도 영변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면, 비핵화의 진전이라고 볼 수는 있지 않을까요?

[기자]
전문가마다 분석이 다른데, 영변 핵시설이 북한 핵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게는 30%, 많게는 60% 정도로 전문가들이 분석합니다. 영변은 초기 핵시설이죠. 장비가 낡아서 실제 가동보다는 이젠 '핵역사박물관'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밥 우드워드의 저서를 보면 오바마 행정부가 북핵시설 공습을 계획했다가 북한 핵능력의 85%만 실제 파괴할 수 있다는 국방부 보고를 받고 공습을 포기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15%의 핵능력이 남을까봐 공습을 포기했다면, 40~70% 가량 남겨두는 합의는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었을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의 영변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기본적으로 북핵 개발의 핵심지로 보고 있습니다. 중요하지 않다면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영변에 대한 합의가 나오지도 않았겠죠. 문재인 대통령은 영변을 '북한 핵의 상징'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도 5MWe 원자로 가동이 가능하고, 재처리 시설을 활용해 플루토늄 생산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국책기관인 통일연구원 주최 토론회에선 "영변 핵시설이 폐기되면 플루토늄 생산이 안 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다"거나 "한번도 검증이나 사찰을 못한 시설이기 때문에 영변 폐기만으로도 스몰딜이 아니다"란 평가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미국과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는데, 영변 외 시설이 이렇게 중요해질 줄 예상을 못한 걸까요.

[기자]
회담 결렬 직후에 청와대 브리핑에서 비슷한 질문이 나오긴 했습니다. 영변 외 큰 핵시설을 우리 정부도 파악하고 있는지, 어떤 성격인지 궁금하단 건데, 명확한 답변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강선과 같은 영변 외 시설에 대해선 당연히 파악은 하고 있을 겁니다. 얼마 전 일본 아사히신문은 전직 청와대 관리를 인용해 "평양 근교 지하에 최대 10곳 이상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영변 폐기 이후엔 "여타 핵시설의 추가적 영구 폐기"라든지, "다른 핵단지들의 폐지" 등으로 이런 시설들을 줄곧 거론해왔습니다. 다만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른 신뢰'를 전제했기 때문에, 영변 외 지역은 단계적인 프로세스에 따라 이후 논의될 거라 판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치부 김정우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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