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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암흑천지 베네수엘라

등록 2019.03.11 21:48

수정 2019.03.11 22:01

스물여덟 살에 LA 필하모닉을 이끈 천재 구스타보 두다멜이 베네수엘라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지휘합니다. 두다멜도, 단원들도 모두 엘 시스테마 출신입니다.

"여기 살기 싫어요. 깡패들도 많고 총싸움도 자주 나요…"

1975년 빈민촌 허름한 차고에서 마약과 범죄에 찌든 아이들 열한 명이 난생 처음 악기를 연주했습니다. 호세 아브레우가 음악으로 새 삶을 열어주기 위해 시작한 엘 시스테마는 한 해 35만명을 가르치는 문화운동으로 번졌습니다.

"마음껏 희망하라" 하지만 그 희망도 좌파 포퓰리즘 정권 20년을 거치며 무너졌습니다. 정부 지원이 끊기면서 아이들은 쓰레기통을 뒤지고 거리의 악사로 나서야 했습니다. 재작년에는 한 소년이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총에 맞아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엘 시스테마의 꿈나무들이 악기를 들고 벌이는 시위는 꿈의 붕괴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대 정전은 경제가 갈 데까지 갔다는 신호일 겁니다. 세계가 부러워하던 산유국이 화력발전소에 땔 기름이 없어 닷새째 암흑천지입니다.

무선통신이 끊기고, 지하철 운행이 멈추고, 기업 공장, 관공서, 학교가 문을 닫았습니다. 위급한 환자와 임산부들은 국경을 넘어 콜롬비아 병원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국경지대에 노점을 벌인 이 열두 살 아이는 "학교 미술시간에 지폐 공예품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했습니다.

우리 돈 만 원짜리 육백쉰 장으로 엮은 핸드백 값이 만 2천 원이라고 합니다. 작년에만 백70만 퍼센트가 폭등한 초인플레와 국민 350만명의 해외 탈출이라는 현실이 이 핸드백에 담겨 있습니다.

파국의 출발점은 포퓰리즘 독재자 차베스입니다. 그는 국기에서 이렇게 오른쪽으로 달리는 말이 우파를 상징한다며 이렇게 왼쪽으로 돌려 놓았습니다. 국기까지 좌경화시킨 겁니다. 좌파 포퓰리즘이 나라를 어떻게 망가뜨리고 국민을 어떻게 굶주림과 암흑으로 몰아넣는지 베네수엘라는 세계를 향해 절절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3월 11일 앵커의 시선은 '암흑천지 베네수엘라'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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