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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위, 40대 중사 폭행 의혹 '반전'…허위 신고로 40대 중사 수사

등록 2019.03.14 19:21

수정 2019.03.15 09:47

20대 여군 대위가 40대 중사를 폭행하고 갑질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40대 중사가 오히려 무고죄(허위 사실을 신고한 죄)로 조사받을 처지에 놓였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1월 18일 수도권의 한 부대에 근무하는 40대 중사는 부대장에게 여군 대위 B씨에게 발길질을 당하고, 어깨를 맞는 등 폭행과 갑질을 당했다며 피해 사실을 알렸다. A4 5장 분량에 33가지 피해 사실을 기재해 제출했다.

해당부대 법무실은 3주가 지난 2월 11일 조사에 착수해 보름동안 중사와 대위, 그리고 주변 인물들에게 진술을 받았고, 여군 대위의 폭행과 갑질을 사실무근으로 결론내렸다.

피해를 호소한 뒤 조사를 요구했던 A중사는 이 과정에서 "피해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폭행 장면을 목격하고 저지했다고 말해왔던 다른 장교도 조사과정에서 "보진 못했고, 말만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군 법무는 A중사를 무고 혐의로 헌병대에 수사의뢰했고, 가해자로 지목됐던 B대위도 A중사를 무고와 상관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결국 20대 여군 대위와 40대 중사의 폭행과 갑질 의혹의 진실은 헌병대 조사로 최종적으로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공정성 논란은 '여전'

하지만 A중사가 피해 사실을 호소하고 3주가 지나서야 수사가 착수한 것을 놓고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해당 부대 법무장교는 "A중사가 계속해서 피해 사실은 있다면서도 조사를 원치 않아 강제적으로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은 윤일병 사망 사건 이후 영내 폭행을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혀왔다. 따라서 A중사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해 사실 접수 즉시 사실 관계를 파악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목격자 등 주변 인물, 그리고 가해자에 대한 조사를 즉시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내폭행은 성범죄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는 범죄다. '성추행 사건이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조사를 미뤘겠냐'는 지적에는 육군과 해당 부대 모두 답변하지 못했다.

3주간 조사를 미루는 동안 사건의 실체가 훼손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해자까지 근무 공간 바꿔..."순수한 피해자로 보지 않은 것"

조사 착수 이후 분리 조치도 피해자 보호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부대는 A중사가 조사를 해달라고 요청하자, A중사와 B대위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지 못하도록 분리 조치를 했다. 그러나 통상 피해자의 근무공간은 그대로 둔 채, 가해자의 근무 공간을 바꾸는 것과는 달리 A중사와 B대위의 근무 공간을 모두 바꿨다.

군 수사 기관 관계자는 "어찌됐든 피해를 호소했던 A중사의 근무 공간까지 바꿨다는 것은 애초부터 해당 부대가 A중사를 순수한 피해자로 보지 않았다는 정황일 수 있다"고 했다. 해당 부대 법무실장은 "B대위가 다른 사건에서 보호받아야 할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실장은 다른 사건과 관련해 B대위를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법무실장이 가해자로 지목된 B대위를 객관적으로 조사할 수 있었겠다는 분석도 나온다. A중사의 근무공간까지 바꾼 것은 A중사 입장에서는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할 수 있고, 큰 압박으로 느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A중사는 조사과정에서는 "피해 입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주변에는 "피해 입은 것은 맞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해당 부대장의 지휘 책임으로까지 사건이 해석되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권 없는 법무실에서 왜 조사?

수사권이 없는 법무실에서 징계조사를 한 것과 관련해서도 말이 나온다. 해당 부대는 감찰실이 별도로 있었고, 인근 부대나 상위 부대 헌벙대에 사건을 넘겼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사를 진행한 법무 장교는 "징계조사권이 있어서 조사를 진행한 것이고, 수사할만한 내용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넘길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안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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