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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장관 후보자들의 생존법

등록 2019.03.14 21:46

수정 2019.03.14 21:52

영혼을 울리는 재즈 트럼펫 연주와 노래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루이 암스트롱. 그가 부른 '옷장 속의 해골'입니다. 낡은 저택에서 해골과 유령들이 벌이는 파티를 노래했지요. 그런데 실제로 가정집 옷장에 해골이 있다면 무슨 일일까요. 십중팔구 누군가를 죽여 감춰둔 살인의 증거겠지요.

그래서 이 영어 관용구는 '끝까지 감추고 싶은 비밀'을 뜻합니다. 미국에서 고위 공직 후보자에게 묻는 이백서른 개 문항의 마지막이 바로 "옷장에 숨겨둔 해골이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대통령 지명직 후보자의 생존법' 이라는 책까지 나와 있는데, 역시 생존의 대원칙으로 모든 것을 털어놓으라고 권합니다. 

그런데 우리 공직 후보자들의 생존법은 갈수록 유별난 것 같습니다. 최정호 국토부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경기도 분당의 아파트를 서른한 살 딸 부부에게 증여한 뒤 보증금 3천만 원, 월세 160만 원을 주며 계속 살고 있습니다. 일반인 상식으로는 의아한 거래입니다만 증여 시점이 장관 내정 직전이라는 사실 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최 후보자는 서울 잠실 아파트와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도 갖고 있어서 1가구 2주택 1분양권자였다가 증여 후 1가구 1주택 1분양권자가 됐습니다. 다주택자라는 비판을 피하려고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국토부 차관 때 다주택자였던 것은 괜찮고, 장관 후보자가 다주택자인 것은 문제라면, 도대체 무슨 눈 가리기 소동인가 싶어 입맛이 씁니다. 최 후보자 말고도 아파트를 내놓거나, 그간 누락된 세금을 서둘러 낸 후보자가 있다고 합니다. 

타조는 맹수에게 쫓기면 머리만 모래에 파묻습니다. 제 눈을 가려 안 보이니까 몸을 다 숨겼다고 착각하는 것이지요. 이런 식으로 청문회 때 잠깐 분칠을 해 넘어간다면 국민을 우습게 본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3월 14일 앵커의 시선은 '장관 후보자들의 생존법'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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