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의사 없는 모발이식팀의 '수상한 시술'

등록 2019.03.19 21:30

수정 2020.06.02 15:05

[앵커]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 가운데, 모발 이식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모발 이식팀을 만들어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며 불법 시술을 한다는 제보가 들어와, 소비자 탐사대가 취재에 나섰습니다.

송무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모발이식을 받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부작용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유튜버
"헐…지금 모발이식 한 지 3주가 됐는데 심은 머리카락들이 다 빠지고 있어요"

피해자 A씨
"한 10~20%도 아예 자라지도 않은 흉터가 크게 남았고, 심은 부위 주변이 여드름 난 것처럼 빨갛게 부어오르고, 구덩이가 좀 깊게 파였다고 해야 하나?"

B씨 역시 모발이식이 잘못돼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탈모인. 그런데 B씨는 탈모가 아니라 감기 때문에 내과병원을 찾았다 모발이식을 받게 됐습니다.

피해자 B씨
"내과 이런 데는 탈모랑 상관이 없잖아요. 감기로 갔다, 상담을 하다가 갑자기 '(탈모)치료를 해보자'…"

아니나 다를까 모발이식 수술 후 부작용에 후유증으로 한바탕 고생을 했습니다.

B씨
"(모발이식 부위) 고름 나오고, 가렵고, 아프고… (치료에) 총 3천(만원) 이상은 나간 것 같아요."

이처럼 탈모치료 전문병원이 아닌데도 모발이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업계 내부고발자에 따르면, 모발이식 경력이 많은 간호조무사와 모낭분리사 등 3~4명이 '프리랜서' 출장팀을 구성해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며 모발이식 시술을 하고 돈을 받는다는 겁니다.

내부고발자 C씨
"(출장팀 주 고객은) 모발이식을 메인으로 하지 않는 곳? 어떤 병원은 너무 의사선생님이 모발이식에 대한 경험이나 너무 모르고 계셔서 이식 부분을 저희가 (했어요.)"

더욱이 출장팀엔 의사가 포함돼 있지도 않은데 불법 의료 행위를 하고, 환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고발자
"'저희가 출장팀이라는 거는 환자분들이 모르시겠죠."

송무빈 기자
"절박한 심정에 맡긴 내 머리. 의사가 아닌 다른 이가 나도 모르게 수술을 한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진료 분야에 '탈모'는 써놓지 않은 채 모발이식을 권하는 병원이 곳곳에 있습니다.

병원 D
(간판에 모발이식이 안 적혀있어서) "그건 안 적혀있죠. 성형만 적혀있죠."

병원 E
(인상이 좀 강해보여서) "모발이식이라든가 이런 걸 하면…" (아, 여기서 그런 것도 하나요?)

심지어 병원 소속 의사가 직접 시술하지 않는다고 공공연히 말합니다.

병원F
"선생님이 직접적으로는 안 하시고..."

하지만 의사가 아닌 사람이 모발이식 시술을 하거나, 치료 목적으로 온 환자에게 탈모 수술 등 다른 미용 시술을 권하는 것도 불법입니다.

신현호 / 변호사
"(출장 탈모수술을) 업으로서 할 경우에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무기징역 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중범죄에 해당됩니다. 환자가 치료 목적으로 내원을 했는데 (탈모수술 등) 미용 성형수술로 유인·알선할 경우에는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더욱이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잘못 수술하면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주용 / 의사
"유튜브 (모발이식 시술법) 동영상을 확인하고 바로 그 다음날에 수술하시는 (의사)분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모발이식수술을 한 건도 하지 않고…"

의료계에서는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보건 당국이 보다 적극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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