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뉴스9

물 주입 때마다 작은 지진, 모두 63차례…'예견된 인재'

등록 2019.03.20 21:04

수정 2019.03.20 23:02

[앵커]
지열 발전이 어떻게 지진으로까지 이어졌는지 화면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원리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먼저 지하 4km 안팎까지 땅을 뚫고 물을 넣습니다. 섭씨 170도에 달하는 화강암 지층이 있는 곳인데, 이 열로 물을 데웁니다. 이때 뜨거워진 물에서 발생하는 증기를 끌어올려 발전소 터빈을 돌리고, 전기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정부조사연구단은 물을 땅속 깊이 넣고 빼내는 작업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압이 단층을 자극해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봤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런 문제를 모르고 지열발전 사업을 추진한 건지, 또 책임은 누가 져야하는지 김지아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포항 지열발전소에 처음 물을 주입한 건, 2016년 12월입니다. 당시 두 차례 주입 직후 2.2와 2.3 규모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후에도 물을 주입할 때마다 지진이 잇따랐습니다. 2년 동안 이어진 미소지진이 63차례나 됩니다.

이 때 물 주입을 중단하고, 곧바로 단층 조사를 실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2006년 스위스 바젤에선 3.4 규모 지진이 발생하자 지열 발전을 전면 중단한 사례도 있습니다.

손영관 / 경상대학교 교수
"단층이 없는 지역에서 시추를 했다면 그런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시추가 이뤄진 지역이 포항 경주 지역이라는 게 문제가 됐던 거고"

포항지진이 예견된 인재로 드러나면서, 책임소재 논란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포항 지열발전소는 민관합동사업으로 민간기업 넥스지오가 주관하고 관리는 산업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맡았습니다.

정승일 / 산업부 차관
"진행과정과 부지선정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 엄정하게 조사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향후 다른 기술개발 사업의 졸속 추진과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도 철저한 책임소재 규명이 필요해보입니다.

TV조선 김지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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