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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여자화장실을 두배로…실효성은?

등록 2019.03.20 21:37

수정 2019.03.20 22:19

[앵커]
국회에서 공중화장실 내 여성용 변기 숫자를 남성용 변기보다 2배정도 더 설치하도록 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사실 화장실 부족으로 인한 여성들의 불편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긴 한데 과연 이게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오늘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강동원 기자, 남녀 화장실 비율을 어떻게 하라는 게 지금도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까?

[기자]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나 대변기 등 변기가 1개면 여자 화장실은 1.5개를 설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용객 1,000명이 넘는 다중이용시설에 한해서고요. 그 이하 시설에는 관련 규정조차 없습니다.

[앵커]
지금 1.5배로 돼있는 것을 2배로 높인 다는 거군요. 비율을 2배 늘리면 여성들의 불편이 해결 될까요?

[기자]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불편이 줄어들 수 있겠죠. 하지만 이 법안이 남녀 변기의 '비율'에 맞춰져 있어서 편법이 생길 가능성은 많습니다.

[앵커]
편법이요? 어떤 걸 이야기 하는거죠?

[기자]
말씀드린대로 남자 변기 하나당 여자 변기 두개로 늘리는 거니까요. 기존 여자변기 수는 그대로 두고 남자 변기를 줄여서 비율만 맞추면 법을 위반하는건 아닌게 되는거죠. 직접 들어보시죠.

표혜령 /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
"1대1.5 이렇게 맞춰야 된다고 하니까 남성 소변기를 철거하는 그런 사례들이 저희한테 많이 접수가 됐어요…그래서 정말 필요한 건 여성 이용자가 많은 장소는 탄력적인 법률의 적용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앵커]
비율 맞추기 위해 여성 화장실을 늘리는 것이 아니고 남자 변기를 줄인다 이거지요? 건물에서 갑자기 화장실 면적을 늘리기가 어려울 테니까 그렇게 되기가 쉽겠군요

[기자]
그렇죠. 사실 이번에 발의한 법안에도 이용자 수를 고려해 정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긴 한데요. 좀 더 구체적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선진국 사례를 보면요. 실제 해당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에 따라 변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이용시설 종류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극장, 공연장 등은 남성용이 125명당 1개, 여성은 65명당 1개를 설치해야 하고요. 영국의 경우에도 남성은 500명당 대변기 1개와 소변기 2개를 여성은 100명당 1개를 설치해야합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엔 남녀 구분없는 화장실도 생기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 2017년 11월 현대카드에서 남녀공용 화장실은 수용능력이 몇십% 올라가고 기다림이 대폭 준다면서 본사 화장실 통로를 남녀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개조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CG 6-2) 유럽도 최근 화장실을 만들때 남녀 구분을 없애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성소수자와 성평등을 위한건데요. 남성용 여성용 표식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제3의 성을 표현하는 그림만 그려진 화장실들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화장실 문제는 사실 기본권에 관한 문제일 수도 있어서 가볍게 넘길 얘기는 아니지요? 정부든 국회든 좀 더 심각하게 고민을 해 달라는 뜻에서 오늘은 이 문제를 따져 봤습니다. 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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