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일회용컵 없앤 후 뜻밖 부작용 '더러운 머그잔'

등록 2019.03.25 21:42

수정 2019.03.25 21:52

[앵커]
카페에서의 일회용컵 사용을 규제하자 머그컵을 쓰는 일이 확실히 늘었지요. 이제 소비자들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는데 다른 불만이 생기고 있습니다. 머그컵의 위생 상태 때문입니다.

김하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일 오후 서울 도심 커피숍. 대부분 머그컵에 음료가 제공돼 일회용품 사용은 확실히 준 모습입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데... 매장 컵에서 립스틱 자국 등 이물질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A씨 / 직장인
"마시기가 좀 그런 거예요. 이 사람들이 좀 (컵 세척을) 소홀하기도 하는구나.."

더러운 컵을 대여섯 번 경험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박준형 / 직장인
"너무 눈에 띄잖아요. 정말 충격이었어요. 또 이러네 이런 기분으로 정말 기분 나쁘다.."

취재진이 확인해 보니 대형 커피전문점에선 커피 잔에 립스틱이 묻어 있고,

"립스틱 자국이 그대로 있네. 몰랐으면 그냥 마셨을 뻔 했네요."

패스트푸드 매장은 비위생적으로 보이는 컵에 음료가 제공됐습니다.

"입을 가장 많이 대는 그 위치거든요. (안 닦는 것 아닌가요?) 씻었는데..테이크아웃잔(일회용)으로 바꿔드릴게요."

일회용컵 규제 8개월째, 비슷한 불쾌감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한둘이 아닙니다. 불만 사례가 유독 많은 립스틱 자국은 잘 안 지워지는 걸까.

취재진이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커피를 마신 뒤, 30분간 놓아둔 뒤...제 립스틱이 묻어있는 커피잔인데요, 잘 닦이는지 제가 직접 씻어보겠습니다.

전혀 안지워지는 립스틱 자국. 주방세제와 수세미로 닦았더니 한 번에 닦입니다.

"어? 벌써 닦였어요. 한 번 문질렀는데"

어렵지 않게 닦이는 립스틱 자국이 왜 일부 매장에선 그대로 남는 걸까. 일회용컵 사용 중심으로 영업해온 곳이 많다보니 식기세척기 등 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거나, 설거지 일손이 부족한 경우가 적지않다는 겁니다.

매장 직원
"식기세척기만으로만 닦으려 하면 립스틱 같은 것은 잘 안 지워져요."

소비자 설문 조사에서 일회용컵이 위생적이라는 응답이 50%로 머그잔 20% 보다 두 배가 넘게 나왔습니다.

이지현 / 서울 상수동
"바쁘잖아요 굉장히. 바쁜거 볼 때마다 '이 컵 괜찮으려나' 한번씩."

머그컵 등 사용을 권장하려면 매장 위생 관리가 더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윤명 /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고온으로 살균을 한다거나 정기적으로 이 컵의 위생 상태와 관련해서 처리를 한다거나 이런 것들이 매장내에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선 소비자 뿐만 아니라 업계의 노력이 더 절실해 보입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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