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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외교문서 공개…北대사 "南외교관, 오늘밤 죽이겠다"

등록 2019.03.31 19:16

수정 2019.03.31 19:21

[앵커]
1987년 KAL기 폭파 사건 당시 숨가쁘게 오갔던 외교문서들이 30년만에 공개됐습니다. 일본이 당시 마유미로 알려져 있던 폭파범 김현희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했다는 사실, 북한 외교관이 우리 외교관에게 살해협박을 했던 사실도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황정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KAL기 폭파 사건이 발생한 이듬해 1월 중앙아프리카의 외교행사장에서 오경환 당시 북한대사가 김승호 당시 한국대사에게 말을 붙였습니다.

"남조선이 도전적인 태도로 나오면 좋지 않을 것이다", "오늘밤 죽여버리겠다"고 폭언을 했습니다.

당시 친북 국가였던 헝가리나 중립국인 오스트리아 KAL기 폭파가 북한 소행이라고 결론내리고 대북관계를 축소하거나 항의서한을 보내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은 30년만에 기밀이 해제된 1988년분 외교문서에서 확인됐습니다. 당시 폭파범 김현희가 일본에 갈뻔 했던 사정도 드러났습니다.

당시 후지타 일본 외무성 국장은 박린 주일공사에게 김현희가 일본 여권을 위조해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이 1차적으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의 우선권을 인정하면서 수사관할권을 포기했습니다. 당시 외교부는 대선이 있던 12월 16일 이전에 김현희를 데려오려 총력전을 벌였습니다.

김현희는 당초 대선 이틀전인 14일 서울도착으로 송환 일정이 잡혔지만, 출발을 5시간 앞두고 바레인측이 갑자기 일정을 연

기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결국 하루 늦게 출발해 대선 전날에 도착했지만, 외교부는 "계획 변경은 커다란 충격"이라고 바레인을 압박했습니다.

TV조선 황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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