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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까칠한 국민 소통

등록 2019.04.03 21:51

수정 2019.04.03 21:57

종이봉투를 뒤집어쓴 사람이 백악관 브리핑룸에 나타났습니다.

"오늘은 내가 익명의 소식통으로 브리핑하겠습니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매커리 대변인입니다. 신문에 익명 소식통을 인용한 미확인 보도가 나오자 이런 애교 어린 퍼포먼스를 준비해 온 겁니다.

그는 4년 가까이 장수하면서 백악관 기자실에 신뢰와 유머를 부활시킨 명대변인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반면 인기가 없었던 전임자 마이어스는 이렇게 반성했습니다.

"머릿 속에 말을 거르는 필터를 설치했지만 잘 작동되지 않아 후회할 말을 종종 했다."

반년 만에 물러난 트럼프 대통령 첫 대변인 스파이서도 '까칠한 대변인'으로 꼽힙니다.

첫 브리핑부터 언론을 비난한 뒤 질문도 안 받고 나가 버렸습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어제 브리핑에서 전날 자신의 발언 메모를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뭐가 문제냐고 한 적이 없는데 언론이 곡해했다"고 주장한 뒤 "반박하려면 해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윤 수석의 그제 브리핑은 대다수 언론이 표현했듯 '뭐가 문제냐'는 두 단어로 압축됩니다.

인사 책임론은 "문제가 없으니 조치도 없다", 국토부장관 후보자의 다주택은 "과연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것이냐", 포르셰는 "외국에 있으니까 당연히 외제차를 탔겠죠"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이튿날 또 다시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합리화와 항변을 되풀이한 겁니다.

그의 주장처럼 별 문제가 아니라면 대통령의 지명 철회와 자진 사퇴는 왜 한 것인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국민소통수석은 대국민 홍보를 책임지고 대변인과 함께 대통령의 입을 대신합니다. 그리고 언론과 소통하는 것은 곧 국민과의 소통입니다.

백악관에는 대변인의 중요성을 말하는 경구가 전해 옵니다.

"유능한 대변인이 무능한 대통령을 유능하게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무능한 대변인은 유능한 대통령을 무능해 보이게 할 수 있다."

4월 3일 앵커의 시선은 '까칠한 국민 소통'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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