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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어느 취업 특혜

등록 2019.04.04 21:45

수정 2019.04.04 21:54

요즘처럼 화창하던 재작년 어느 봄날, 스물다섯 살 청년이 어머니 모시고 고향에 가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청년은 3년 동안 노량진 학원가에서 경찰시험을 준비했지만 일곱번째 낙방을 했습니다.

서울로 올라온 어머니는 낙심한 아들을 달래 함께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렇게 참담한 모자의 귀향길이 또 있을까요.

우리 젊은이들 사이에 불고 있는 공무원 열풍을 두고 너무 안전한 것만 추구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항변합니다.

출신 학교와 이른바 스펙 안 따지고 그나마 원서라도 받아주는 데가 공무원 시험 밖에 더 있느냐고.

무엇보다 아버지 잘 만난 후광을 업고 번듯한 직장에 턱턱 합격하는 특혜와 비리를 볼 때마다 젊은이들은 좌절하고 절망합니다.

정-관계 인사 자녀들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구속된 전 KT 사장과 인사 책임자의 검찰 공소장에서 김성태 한국당 의원의 딸 채용과정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2012년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서도 내지 않았지만 서류전형 합격자들이 인성-적성 검사까지 치르고 나서야 뒤늦게 인성검사만 거쳤다고 합니다.

그나마 불합격으로 나온 인성검사 결과도 합격으로 조작됐다는 것이 검찰 조사결과입니다.

당시 KT 사장은 인사담당 임원에게 김성태 의원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채용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작년 말 딸의 부당한 채용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일관되게 "딸은 정상적으로 시험 치르고 입사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지난달 전 KT 임원이 구속됐을 때도 "제1 야당 전임 원내대표를 겨냥해 정치공작적으로 기획된 정황이 다분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특혜 채용 문제가 불거졌을 때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입니다.

물론 아직 시시비비가 다 가려진 것도 아니고 앞으로 법정 공방도 예상됩니다만 이쯤 되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4월 4일 앵커의 시선은 '어느 취업 특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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