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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이견 드러낸 韓美 발표문…사용 단어가 달랐다

등록 2019.04.12 21:11

수정 2019.04.12 21:18

[앵커]
정상 회담을 하고 나면 보통 공동기자회견을 하거나 각각의 언론을 상대로 언론 발표문을 냅니다. 그런데 이 발표문이라게 똑 같지가 않아서 그 차이를 보면 회담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땠는지 강동원기자와 따져 보겠습니다. 언론 발표문이라고 하더라도 양측에서 의견을 조율할 텐데 그 내용이 다를수도 있습니까?

[기자]
공동합의문이나 공동기자회견문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표현이 일치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각자 언론에 더 알리고 싶은 부분을 강조할 수는 있죠. 하지만 이번 언론보도문 같은 경우 미묘한 표현의 차이라기 보다는 아예 단어자체가 다르게 쓰이기도 해서 지적을 받고 있죠.

[앵커]
아예 용어 자체가 다른 부분이 있다. 어떤 부분이죠?

[기자]
바로 비핵화 부분입니다. 우리 언론발표문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죠. 반면 미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언론발표문에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인 'FFVD' 라고 했고요. 북한 비핵화를 보는 한미 간 시각차가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는 지적이죠.

[앵커]
그러니까 미국이 우리보다 훨씬 엄격한 비핵화 개념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겠군요. 비핵화 방법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정부는 정상 간 담판으로 결론을 내는 '톱다운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내려 했었죠. 우리 언론발표문에도 '톱다운 받식이 필수적' 이라는 표현을 썼고요. 반면에 미국의 발표문에는 그 어디에도 '톱다운 방식'은 없었습니다. 대신 '긴밀한 협조'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직전 까지만 해도 국무부 부대변인이 직접 북한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접근법이 과거와 다른 '톱다운'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했었다는 걸 생각하면,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양국의 시각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죠. 들어보시죠.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한미 간의 시각차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그런 점에서는 이게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죠”

[앵커]
그런데 우리 측 발표문을 보면 양국 정상이 ‘의견을 같이했다’ 혹은 ‘인식을 같이했다’라면서 합의점을 찾은 것 같은 뉘앙스인데, 미국도 그런가요?

[기자]
미 백악관이 홈페이지에 언론발표문을 올리기 전에 자국 기자들에게 먼저 배포한 문서를 보면요. 같은 내용부분에 'discuss' 정도로만 표현했는데요. 만약 무언가에 합의점을 찾았으면 '합의했다'라는 보다 명확한 표현을 썼겠죠. 들어보시죠.

박원곤 /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
"discuss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은 반드시 합의를 했다는 의미는 아니거든 그런 사안에 대해서 서로 토의했다 논의했다 검토했다 그 정도 수준이지 그것이 어떤 결말을 맺었다는 의미를 포함하지는 않아요."

[앵커]
백악관 발표문에는 FTA이야기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 발표문이 북한문제에 거의 치중이 돼있고, FTA이야기는 없었지만, 미국 발표문은 FTA에 많이 할애돼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우리가 대미무역흑자인 상황이니까 한 마디로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 등을 더 수입하라는 ‘청구서’를 내민 거나 다름없는 거죠.

[앵커]
아주 흥미로운 분석이군요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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