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낙태 대신 생명·책임 선택한 미혼모, 싸늘한 시선 '여전'

등록 2019.04.12 21:37

수정 2019.04.12 21:45

[앵커]
헌법 재판소가 낙태죄를 헌법 불합치로 결론 내린 중요한 근거는 여성의 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낙태가 아닌, 출산을 결정한 미혼모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장윤정 기자가 미혼모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혼자 아이를 낳은 정수진씨,

정수진 / 수원시 팔달구
"임신사실을 알자마자 남자친구는 잠적을 하게 됐어요. 핸드폰 번호도 바꿨고."

고민 끝에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시선은 싸늘했고,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정수진 / 수원시 팔달구
"제가 미혼모기 때문에 너 같은 사람하고는 일할 수 없다. 부도덕하다…."

수감 중 임신사실을 알게 돼 아이를 낳은 A씨 사정도 마찬가집니다.

출소 후 미혼모 시설에서 아이와 함께 지냈지만 일정 기간마다 옮겨다녀야 했습니다.

A씨
"모자원(시설)에 들어가야 하는데 자리가 없으니 내년에 오세요라고 하면 그 비어있는 동안에는 오고갈 곳이 없거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지난 2017년 한 해동안 이뤄진 낙태 시술은 4만 9천건으로 추정됩니다."

낙태죄 위헌 결정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은 낙태를 할 수 있게 되겠지만, 낙태가 아닌 출산과 양육을 선택한 미혼모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김도경 /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
"임신 초기에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센터라든지 엄마하고 아이가 가장 중요한 건 살아야할 공간이거든요."

낙태가 아닌 '생명'을 택한 미혼모가 어떤 편견도 없이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환경이 절실하다는 또 하나의 숙제가 생겼습니다.

TV조선 장윤정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