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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만에 급등했다는 '이미선 찬성', 여론조사 '문항'이 달랐다

등록 2019.04.19 18:33

5일만에 급등했다는 '이미선 찬성', 여론조사 '문항'이 달랐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취임식에서 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이미선 헌법재판관 관련 여론조사를 두 차례 발표하면서 서로 다른 설문 문항으로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얼미터는 지난 18일 이미선 당시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 결과(17일 실시)를 발표하면서 "닷새 전에 실시한 이미선 후보자의 적격성 조사결과에 비해 긍정 여론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 12일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504명을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p, 무선 전화면접과 유·무선 자동응답 혼용)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선 당시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서 '부적격하다'는 응답이 54.6%로 집계됐고, '적격하다'는 답변 비율은 28.8%, '모름·무응답'은 16.6%로 나타났다.

닷새 후인 17일 tbs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501명을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4.4%p, 무선 전화면접과 유·무선 자동응답 혼용)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이 43.3%, '반대한다'는 44.2%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12.5%였다.

당시 리얼미터는 두 여론조사를 두고 "이처럼 여론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이미선 후보자 측의 적극 해명 △주식 매도 △정의당·민주평화당 일부 의원의 입장 선회 △한국당 전·현직 의원의 '세월호 망언' 후폭풍에 따른 기류 변화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여론 호전'을 주장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를 보니까 찬성이 압도적으로 호전이 됐다"면서 "이전에는 굉장히 낮게 나왔는데 굉장히 높아진 것은 국민이 '주식 거래의 위법성이나 불법성이 있지 않나'라고 생각했다가 '사실 드러난 것이 없다'고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1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진실이 가려지면서 이미선 후보자의 적격성에 대한 긍정 여론은 지난 주말에 비해 15%p나 높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두 조사의 설문 문항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조사한 첫번째 조사 문항은 "최근 이미선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미선 후보자의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자격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였다.

17일 조사한 두번째 조사 문항은 "여야 정치권이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두고 대립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국회에 다시 요청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선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는 데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로, 질문에 문 대통령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두 여론조사는 다른 조사여서 일대일로 비교할 수 없다"며 "첫 번째 조사의 질문은 이 후보자에 대한 긍정ㆍ부정 판단이 기준이고, 두 번째 조사는 문 대통령의 판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물은 것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과 비슷하게 나온 것"이라고 했다.

리얼미터 측은 해명자료를 내고 "정치권과 언론의 정국 대립지점이 바뀌었다면 당연히 바뀐 대립지점으로 조사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질문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과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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