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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요즘 남자의 인생

등록 2019.04.19 21:46

수정 2019.04.19 21:57

영화 '다이하드'에서 혼자 좌충우돌하는 주인공에게 악당이 핀잔을 줍니다.

"(네가) 람보나 서부시대 존 웨인이라도 되는 줄 알아?" 

존 웨인은 서부극의 영원한 별이자 남자다움의 대명사였습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존 웨인 증후군'입니다. 몸이 아파도 건강한 척하다 명을 재촉하는 남자들의 허세를 가리키지요.

20년 전에 나온 이 시는 강직한 사내 김시습을 찬미하더니 이렇게 탄식합니다.

"강남역 뉴욕제과 앞, 장미꽃을 든 여릿한 남자애, 귀고리가 가상타. 무엇도 없는 놈!"

그리고 5년 전 초단편 영화제에서 수상한 대학생 작품입니다. 취직 준비를 하며 아내의 약국 문을 열고 닫는 이른바 셔터맨 이야기지요. 그 남편 표정이 시종 밝습니다.

어제 나온 조사는 '남자의 인생'에 관한 아버지와 아들 세대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50대 남성은 '가족 생계는 남자가 책임져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열에 일곱 이었습니다.

그러나 20대에 이르면 열에 셋으로 줄어듭니다. '남자는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도 50대는 셋에 한 명이, 20대는 여섯에 한 명만 동의 했습니다.

얼마 전 기혼여성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넷 중 세명은 '남편은 돈 벌고 아내는 가족 돌본다'는 전통적 부부 역할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1990년대 베스트셀러 '화성 남자, 금성 여자'는 남녀의 유전적 진화론적 차이를 재미있게 묘사하면서 슬기로운 조화를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그 저자가 25년 만에 내놓은 책은 사뭇 달라졌습니다. 세상이 바뀐 만큼 남녀 모두 자기를 더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새로운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렇듯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전통적인 성 역할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 변화를 받아들이면서도, 또 때로는 그 변화가 낯설고 고달프게 느껴질 때도 적지 않을 겁니다.

다시 셔터맨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여보, 파이팅!"
'좀 힘들어도 같이 끙끙대면서 살아보자'

4월 19일 앵커의 시선은 '요즘 남자의 인생'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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