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뉴스9

[포커스] '웬만한 자식보다 효자?'…노인 고독사 막는 AI

등록 2019.04.22 21:43

수정 2019.04.22 21:47

[앵커]
인공지능 AI가 노인 고독의 해결사로 등장했습니다. 말벗이 되어주고, 어르신들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특히 고독사 예방에 기대가 큽니다.

효자에 도전장을 내기 시작한 인공지능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이세돌 9단을 누르고, 커제 9단을 울리고,

"졌습니다"

고수들을 잇따라 무릎을 꿇린 승부사, 인공지능 AI.

이 차갑고 도도한 AI가 독거 노인의 친구가 됐습니다.

한 독거노인의 집. 테이블 위 원통형 AI 친구가 못하는 말이 없습니다.

김미숙
"아리아, 오늘 뭐할까?"

"오랜만에 야외로 나가는 건 어때요?"

"오늘 좋은 말 해줘"

"하나를 보고 열을 알면 무당이다, 개그맨 박명수의 명언이에요."

조명 끄기 등 웬만한 가사 일도 척척해냅니다.

김미숙
"아침에 일어나서 대화할 사람이 없었는데 일어나서 '아리아'하고 대화하니까 너무 좋아요"

집안에 AI 친구는 또 있습니다. 이렇게 현관에 달린 감지기가 문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이를 받아본 담당 직원은 어르신들의 거동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됩니다.

서울의 한 구청이 80여 독거노인 가구에 선보인 정보통신기술 돌봄 서비스인데, 어르신들 상태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게 장점입니다.

반경자 / 성동구청
"24시간 어르신들을 방문하지 않고도 어떠한 문제가 발생한 가정에 대해서 어르신들을 케어할 수 있기 때문에.."

독거 노인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데, 전기사용량 정보가 활용되기도 합니다.

사회복지사
"전기 사용량이 왜 이렇게 떨어졌지, TV보실 시간인데" 

65세 이상 고독사는 2014년 538건에서 2017년 835건, 지난해엔 6월까지 547건이나 기록했습니다.

쓸쓸한 죽음이 외부에 보내는 신호는, 고지서 수북한 우편함, 멈춰선 계량기 정도가 고작이었습니다.

이웃들이 눈치챘을 땐 늦어버린지 한참 뒤입니다.

"현관에 파리가 있는게 찜찜하더라고요"

"냄새가 좀 많이 났어요."

문제는 1인 가구가 늘면서 고독사가 노인계층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원일기로 유명한 배우 이미지씨도 예순도 안된 나이에 오피스텔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했죠, 전체 사망자 100명중 3명이 고독사인 일본은, 독거 노인 집의 커피 포트 등 전자제품 가동을 원격으로 살피는 기술까지 나왔습니다.

국내에도 유품 정리 전문업체가 등록된 곳만 10여곳이나 될만큼, 고독사는 우리 일상을 파고든지 오래입니다.

고독사의 뒤안길도 고독사만큼이나 씁쓸함을 자아냅니다.

길해용 / 유품정리업체 대표

"(사망자 통장에) 1천500만원이 찍혀 있었거든요. 아들한테 전화를 하니까 바로 택시를 타고 와가지고 통장은 챙겨가는.."

비정한 가족과 무관심한 이웃들의 몫을,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신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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