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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소맥 만 원 시대

등록 2019.04.25 21:44

수정 2019.04.25 22:28

"포장술집에는 두 꾼이… 흔들린다 흔들려. 흔들릴 때마다 한 잔씩… 소주에서 소주로, 한 얼굴을 더 쓰고 다시 소주로…"

삶이 흔들릴 때 소주는 서민의 힘과 위안입니다. 일상의 찌꺼기를 쓴 소주 한 잔으로 씻어냅니다. 그래서 소주는 '쏘주'라고 해야 소주답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소주가 달게 느껴진다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로 체내에 칼륨이 줄고 심장기능이 떨어지면 쓴맛을 못 느낀다고 합니다.

한국인이 한 해에 마시는 소주가 무려 36억병, 성인 한 명이 여든일곱 병씩 마시는 셈이지요. 한국인이 소주에 끌리는 것은 타고난 미각 유전자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어쨌든 한국인에게 소주는 운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달부터 판매고 1위 소주의 출고가가 6퍼센트, 65원 오르고, 뒤따라 다른 업체들도 인상할 움직임이라고 합니다. 소주 값이 몇 십 원 오르면 음식점에서는 천원 단위로 뜀박질합니다. 3년 전 60원 인상됐을 때 4천원, 5천원으로 올랐으니까, 이번에는 아마 5천원, 6천원으로 뛸 겁니다.

이달 초 맥주 출고가 인상으로 음식점 맥주 값도 5천원이 상식처럼 돼버렸습니다. 소주 맥주를 섞는 소맥 한 순배 하려면 만원이 넘어가게 생겼습니다. 소주의 단짝이자 서민의 대표 외식 삼겹살까지 한 달 전보다 13퍼센트나 뛰었습니다.

서른여덟 개 생활필수품 중에서도 스물한 개가 작년 1분기보다 올랐습니다. 세제 과자 우유 생수 즉석밥 같은 품목이어서 줄이려야 줄일 수도 없습니다.

급기야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0.3퍼센트 하락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소비 투자 수출도 추락해 우리 경제 전반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모두가 위기라고 생각하는 데 정부만 요지부동인 것 같아 더욱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퇴근길에 시인이 소주 한 잔 기울입니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없다면, 아, 이것마저 없다면…"

시인의 상상이 곧 현실로 닥쳐올 것만 같은, 불길한 기운이 엄습합니다.

4월 25일 앵커의 시선은 '소맥 만 원 시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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