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삼성전자 간 문재인 대통령

등록 2019.05.01 21:44

수정 2019.05.01 21:50

지난해 삼성전자 인도 공장 준공식 한 장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함께 테이프를 자르자고 손짓합니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뒤로 물러나 내려섭니다. 이 부회장은 앞서 문 대통령을 맞으면서 허리를 깊이 굽혀 세 번, 네 번 인사했습니다.

지난 1월 청와대 간담회를 마치고 산책할 때는 이 부회장이 대통령 바로 곁에서 걸었습니다. 대통령과 대화하는 이 부회장 모습이 한결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입니다. 그리고 어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보다 친근했고 화기애애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며 농담 섞인 자랑을 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이면 인천공항 세 개 짓습니다. 이 건물 하나 짓는 돈으로요."

대통령은 직원들과 어울려 기념촬영을 하면서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이 부회장의 등을 두드려주기도 했습니다. 성장과 수출, 투자가 급속히 꺾이는 가운데, 대통령의 대기업 방문 행보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경제의 엔진입니다"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아주 홍보모델이에요"

질 좋고 안정된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듭니다. 국민이 앞으로 몇 십 년을 먹고살 미래 먹거리 산업 창출도 기업의 몫입니다. 기업을 개혁과 단죄 대상으로 여기는 듯한 정부 분위기를 생각하면 최근 대통령 행보가 돋보이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중요한 것은, 삼성이 무엇을 했다는 것보다 정부가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하겠다는 것" 이라며 굳이 의미를 한정했습니다.

그런 청와대 반응을 보면서, 지난 1월 대통령이 현대 수소차 홍보대사를 자처한 사흘 뒤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자들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지금은 경제활력을 강조할 때여서 대통령의 경제 행보가 두드러지는 것처럼 보일 뿐, 대통령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는 그 발언 말입니다.

아직도 그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한국 경제 위기의 핵심이 '반기업 정서'에 있다는 진단에 청와대도 진정으로 귀를 기울일 때가 된 듯 합니다. 5월 1일 앵커의 시선은 '삼성전자 간 문재인 대통령' 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